▶ 왜 통영을 가게되었는가?
민선7기 가칭 빛의 숲 조성사업 추진 관련 해외 선진지 견학차 일본 나가사키현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이를 도입하기 위해 대흥사, 금강골, 땅끝 등 경쟁력있는 장소를 물색하며 관광실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렸지만 결국 현실화하지 못했다.
과거 함평으로 간 나비축제를 비롯하여 부안에 설치한 이순신 장군 세트장, 고성 세계공룡엑스포도 우리 해남에 먼저 제안을 했지만 이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 인지 이런 악몽이 재현되는 것 같아 매우 아쉬움이 컸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 해보지 않고 미래를 예측하여 긍정적 사고 보다는 부정적 사고가 결국 이런 자원들을 우리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아니었는지 씁쓸하다.
물론 올바른 비판과 견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비전문가가 축척되지 않은 전문가 이상의 논리로 자기 주장에 대한 소신이 뚜렷하다면 이 또한 반대 아닌 반대의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그 기능은 강력한 의견으로 제시되어 일의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견제시자는 그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평가도 없다보니 남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과정에 통영시는 남망산 공원 산책에 디지털미디어 장치를 설치해 15개의 테마를 가진 빛의 공간을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정활동 일환으로 그 동안 갖지 못했던 국내 주요 관광지 견학을 계획하고 협의 한 결과 우리군과 비슷한 역사문화 자원을 가지고 있는 통영시를 방문하기로 했다.
통영시는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통영한산대첩축제 등의 역사가 고스란이 간직되어 있고 문화예술 분야에도 많은 유산들이 있어 이를 관광자원과 접목한 사례를 벤치마킹 하기로 한 것이다.
8대의회를 마무리하는 시간이라 최소 경비로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수 있도록 계획을 촘촘히 세웠다.
▶ 시가지 질서와 높은 시민의식 압권
처음 도착한 통영의 시가지는 주도로상에 불법주차 한 대 없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고 거리는 참 깨끗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주차장에는 구획된 구간 이외 통로 등 여유 공간을 이용 주차하는 차량없이 질서 정연하게 주차를 하였고 거리 곳곳에는 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인지 특별한 통제가 없는데도 시민들의 준법 자세는 놀라웠다.
시가지는 과거 일제치하에서 구획된 도시계획과 오랜 된 건물들이 많았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구시가지 처럼 길이 좁아도 교통체증이나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택시는 승강장에서 대기하고 노상에서 탑승행위는 볼수가 없었고 도로를 점용하여 상품을 진열하는 모습도 보기가 어려웠다, 식당 종업원에게 통영시 궁금사항과 축제 등을 물으니 전문가 이상으로 소개를 한다. 너무도 반듯한 시민들의 질서와 안내가 감동이었다.
▶ 작은 자원도 관광자원화
옛 전통시장은 말끔히 정비하여 그 명성을 유지하면서 충무김밥과 꿀빵집이 즐비하고 이를 구입하려는 행렬은 가히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로 길게 늘어 서 기다리고 있었다.
간판과 상품진열은 잘 정돈되어 외형상으로도 구미를 당기는 분위기였다.
특히 다찌(실비집)문화로 간단한 식사와 애주가들을 위한 먹거리 문화가 형성되어 있고 상가 앞에는 각종 화분에 예쁜 꽃들이 전시하는 듯 민간정원으로 가꾸어 구경거리를 만들고 있다.
아름다운 항구를 내려다 보는 펜션은 몇실 안되는 규모이지만 싸고 깨끗했다.
식당에는 벌써부터 한산대첩축제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어있고 곳곳에 유치환, 김춘수 등 유명 작가들의 글들이 전시되어 있다.
항구와 광장 곳곳에는 길거리 공연이 다채롭게 진행되어 발 걸음을 멈추게 했다.
요트 계류장에는 동호회원들이 모여 출항을 서두른다. 모두 그림같은 풍광이다.
▶ 건물과 시설 하나에 혼을 담아
윤이상 음악당은 세계 공모전을 통해 설계당선작을 선정해서 인지 그 형상이 자연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남망공원의 조각작품은 세계 유명 작가들을 초청해 유치한 작품들로 야간 간접조명까지 시설을 해서 효과를 배가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인들에게 5천여통의 편지를 부쳤던 통영우체국 주변은 청마의 동상과 시비가 세워져 있어 그 때를 연상케 한다.
생전부터 그 작품과 육필원고 등 유품을 유치하고 묘소까지 협의 하면서 공을 들인 노력이 박경리라는 대작가의 문학관을 유치하는 과정이었다고 하니 자원을 소중히 여기는 통영인들의 정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피랑과 서피랑 마을 길의 벽화골목과 언덕을 오르는 계단을 걸으면 피아노 건반이 되어 자동 연주가 된다.
세병관은 국보로 그 위용과 관리가 양호하고 큰 대청에는 많은 시민들이 편안한 자세로 쉼을 즐기는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옆으로 12공방이 재현되어 나전칠기, 부채, 목가구, 갓과 모자, 금과 은 제품들을 제작하는 곳이 재현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에 시설한 해저터널은 등록문화재로서 인근 지역간 연결 통로로 활용됨은 물론 관광자원으로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 새로운 관광자원 선제적 투자 필요
일본 나가사키현 아일랜드 루미나는 민간인이 빛 테마파크를 운영한다. 가족단위로 인근 온천지역에서 숙박을 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운영이 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시설을 통영의 남망공원에 도입 한 것이다. 주간에는 일반공원으로 역할을 하고 야간에는 빛의 숲으로 유료화하며 출입을 통제했다.
문화예술회관 외벽은 다양한 조명으로 변화와 조화를 부리고 빛을 이용한 숲길은 빛과 음악이 어울려 분위기를 압도했다.
관광자원을 보고도 빛의 숲을 만들어 내지 못한 우리 해남과 선제적 투자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통영시의 과감한 투자가 시 재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관심있게 볼 필요가 있다.
기회의 순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다면 우린 항상 제자리 걸음이거나 뒤쳐진 그림만 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으뜸 해남으로 변신’ 우리도 할수있다
한산도 대첩에 비교되는 명량대첩, 통영의 꿀빵에 버금가는 해남 고구마빵, 다찌 문화보다 더 유명한 닭 코스요리, 프로정신이 가득한 해남군의 관광해설사, 해남대흥사와 녹우당의 찬란한 문화유산, 통영오광대보존회와 해남의 강강술래 부녀농요 보존회, 고산과 공제, 이동주, 박성룡, 법정스님 무소유, 김남주 문학관, 청자문화, 옥돌공예 등 그 어느 것 하나 통영에 비해 손색이 없다.
보다 앞서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미래를 제시하는 혜안을 가지는 의회상과 전문성도 절실히 요구 된다 하겠다.
질서를 지키고 모두가 관광해설사 이상의 소양을 겸비한 높은 시민의식과 참여도 중요하다.
그 동안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땅끝의 지형적인 여건 때문인지 아직도 여유있게 거북이 걸음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 하겠다.
해남의 미래100년 이제부터 시작이다. /서해근 해남군의회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