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29일 2.2% 하락해 2420선으로 후퇴했다. 그동안 금리인상에도 예견된 수순이라며 크게 움직이지 않던 코스피도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81.03)보다 54.14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을 닫았다. 지수는 전일보다 1.97% 내린 2432.06포인트에 출발해 장중 낙폭을 유지하며 거래를 종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589억원, 463억원을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60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1.50%)을 제외하고 일제히 내렸다. 운수창고(-3.67%), 섬유의복(-3.48%), 서비스업(-3.28%), 건설업(-3.03%), 의료정밀(-2.95%), 유통업(-2.40%), 증권(-2.34%)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모두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00원(2.33%) 내린 5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1.29%), SK하이닉스(-2.73%), 삼성바이오로직스(-2.13%), LG화학(-1.95%), 현대차(-2.58%), 삼성SDI(-1.71%), 네이버(-3.31%) 등이 내렸다.
증시는 파월 의장의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에 하락했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 이후 내달 ‘자이언트 스텝’ 단행 가능성은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면서 “역사는 조기 완화 정책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공격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우리의 도구를 강력히 사용할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미국 경제에 ‘약간의 고통’을 초래할 방식으로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당장 내달 2일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업종은 피하면서 매크로에 무관한 업종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02.45)보다 22.56포인트(2.81%) 하락한 779.89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수는 전일보다 2.74% 내린 780.48에 출발해 낙폭을 유지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홀로 159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25억원, 671억원을 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2.94%), 에코프로비엠(-2.01%), 엘앤에프(-3.64%), HLB(-2.98%), 카카오게임즈(-2.11%), 펄어비스(-3.22%), 셀트리온제약(-4.21%) 등이 내렸다.
29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파월의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이달 말 예정된 미국의 고용지표와 다음달 소비자물가지표 결과까지 더해져 연말까지 변동성을 키워갈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