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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세상에 외치다
  • 호남매일
  • 등록 2022-09-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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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할머니 머리엔 눈이 왔어요. 벌써 벌써 하얗게 눈이 왔어요.’ 장수철 작사 ‘우리 할머니’ 동요다.


우리가 생각하는 할머니는 하얀 머리에 꼬부랑 허리로 꼬부랑 고개 길을 걸어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할머니는 더 이상 할머니가 아니다.


실버시대라는 개념을 넘어 할머니는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등장하였으며,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림책에서도 할머니는 허리가 꼬부랑 할머니가 아니라 지혜를 알려주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할머니로 등장하고 있다.


백희나의 작가의 그림책 달샤베트의 할머니는 아껴 쓰고 절약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으며 자연과 사랑하며 인간끼리 소통하지 않는 삶에 대한 지혜를 알려준다.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에서 할머니는 세대 간의 연결의 끈이며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에 대한 삶을 알려준다. ‘이상한 엄마’ 그림책속의 할머니는 돌봄의 역할과 함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으며 엄마의 엄마라는 관계의 끈을 통해 삶속에서 연결의 힘을 안내해 준다.


멧데라 페냐의 그림책 ‘행복을 나르는 버스’ 그림책을 보면, 할머니는 손자에게 세상의 삶은 부자가 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웃과 나누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또한 할머니는 손자에게 ‘세상의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나 있단다.’ 하면서 아름다운 삶을 바라볼 줄 아는 눈을 갖게 해주는 모습을 통해 잔소리하는 할머니가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는 할머니로 등장한다.


할머니의 존재는 우리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어른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고 놀이문화에 따라 노중년존(출입제한) 용어까지 등장하며 차별 논란이 나타나면서 할매미, 꼰대, 연금충이라는 혐오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할머니라는 노인네라는 언어를 사용하면서 우리 사회의 할머니들의 웰빙 점수는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할미넴’ 레퍼의 등장은 농경 문화를 살았던 할머니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순창 할미넴은 평균 연령 70세 이상의 할머니들이 힙합도전기를 담은 ‘할미넴’ 다큐 프로그램이다.


순창지역의 할머니들이 신세대가 되어 한 많은 삶을 토해낸다. 할미넴은 제 8회 국제 에미상 결선 후보에 오르면 주목받았다.


할미넴이 주목받은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할머니들이 힙합을 한다는 것이다.


할미넴은 유퀴즈온더 블록에 출연하여 유재석의 “내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질문에 할머니는 “가사 쓸 때는 나 살아온 것을 썼지. 시집살이한 내용을 쓰려니까 찡했다.”, “살아오면서 내편이 없었어요.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외로운 이야기를 랩으로 하니까 속이 후련하고 즐거워요” 라고 이야기하면 해 맑게 웃으셨다.


‘할미넴’은 도시에서 힙합을 하던 청년의 도움을 받아 랩을 배우면서 할머니의 모습을 벗어나 모자에, 목걸이까지 래퍼의 모습으로 등장해 할머니들의 삶을 세상에 외친 것이다. 이 외침은 스트레스가 풀리고 즐겁다고 한다.


오늘을 사는 할머니가들이 변하고 있다. 70대가 되신 할머니들은 시집올 때만 해도 태어나서 부모를 따르고, 결혼해서 남편을 따르고, 늙어서는 자식을 따르라는 삼종지도의 삶이 이어진 세대였다. 그러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하소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래퍼가 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 했을 때 얼마나 신이 났을까? 할머니의 인터뷰 중에 “이야기 하고 싶어도 누가 들어주지 않아 엄청 힘들었지. 풀을 매면서 혼자 울었어.” 그 하소연을 했던 언어들이 이제 노랫말이 되어 세상과 소통하니 할머니들의 한이 어느 정도 풀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노사회에 할머니는 더 이상 꼬부랑 할머니가 아니다. 첨단 의학으로 몸도 리모델링을 해 건강한 노년의생활을 즐기며 제2의 새로운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못했던 공부, 사업, 운동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세상을 향해 삶을 노래하는 할미넴은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세상에 외치기 시작했다.


할미냄의 랩을 올려본다. ‘어릴 적 산골짜기 전기가 없는 초가집, 물 길어 오는 길 힘들어 새와 통화하지… 벌써 시작해 우린 젊어서 아직 젊어. 난 칠십 다섯, 에에’ 할미넴의 그 시절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에에 에에 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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