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공감의 문화
  • 호남매일
  • 등록 2022-11-01 00:00:00
기사수정

/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밤새 안녕이라니 일요일 아침 시민들은 모두들 놀란 가슴을 쓸며 하루를 맞이했을 것이다.


임용 준비가 끝나고 놀다 오라고 용돈을 준 부모는 믿기지 않는 상황에 망연자실하며 주저앉았다. 주말 이태원 참사는 할 말을 잃은 하루였다.


문화는 한 시대를 설명하기에 함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문화를 한 단어로 설명하기에 우리는 파생된 각자의 문화 트랜드를 만들어 가며 살아가고 있다.


최근 개인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영상 프로그램이 유튜브에 등장하는 것은 놀랍다.


23년 트랜드 코리아 책을 보면 “3만 8천원 내고 대치동 아파트 3시간 체험하세요.” 호스트는 가정집뿐만 아니라 작업실, 동네 가게와 같은 공간에서 자신의 일상을 게스트와 공유하거나 게스트는 제한된 시간동안 다른 사람의 일상에 초대받아 새로운 경험을 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나의 삶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방송에서 ‘나 혼자 산다’ 라는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는 가상이겠지 하면서 보니까 방송으로만 생각을 했다. 그런데 1인 미디어 시대의 등장은 또 다른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시대를 훔친 미술’ 작가 이진숙은 공감, 모든 미술의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미술은 우리 인류와 함께 발달하였다. 당연히 인간에게 공감이 된 작품이 오랫동안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미술사를 보면 그림의 출발은 신이었다. 르네상스 이후부터 인류는 신을 넘어서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신과 왕을 넘어서는 그림이 등장하였다.


그 대표적인 그림이 뒤러의 자화상이다. 뒤러는 1509년 29살 생일을 맞이해 자신의 자화상을 그렸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독특한 것은 정면을 응시한 자화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물화는 옆을 본 모습이었는데 뒤러의 그림에서는 정면을 응시해 자신이 왕인 것처럼 그림을 그렸다.


이진숙 작가는 이 그림을 보고 인간이 신, 군주를 넘어 특권이 나누어지는 세상 시민도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세상 휴머니즘을 이야기하였다.


르네상스는 인간중심의 대두가 시작되면서 자유의지를 담은 인간의 모습이 그려지는 작품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시기는 신을 넘어서 우리가 공감이 더 중요한 시대로 도립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전히 신분사회이지만 자신의 개성을 자각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사회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공감의 문화는 우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미래 사회로 나아갈 것인지에 궁금증이 유발된다.


지금은 1인 미디어 시대다. 이러한 시기에 기생충으로 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고 하였다. 요즘은 유튜브에 올라온 많은 영상을 보면 개인의 존재가 부각된 시대다.


문화의 기준이 개인의 존재감으로 변하는 시기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것은 우리 사회의 기준치가 사라져 간다는 것과 의미가 같다. 평균 실종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 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평균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1인이 만들어가는 문화는 결국 인간이 만들어가는 공감이 문화가 만들어간다. 인간은 축제를 즐긴다. 고된 노동과 무료한 일상 속에서 축제는 사람들에게 새롭게 살아갈 힘과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


할로윈 축제는 200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온 문화로 청년들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놀이 문화다. 유아시기부터 익숙해진 놀이 문화에 당연히 관심을 가졌을 것으로 본다.


기성세대는 10월 마지막 날이라는 의미가 크다면 청년 문화에는 헬로윈 축제가 놀이가 먼저다.


바람이 분다. 차가운 바람이다.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 시기에 모두들 몸을 움츠리며 스산한 11월을 맞이해야 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개인의 의견과 취미가 존중되는 사회에 우리는 따스한 모포를 준비해야 한다.


문화는 앞으로 인간에게 어떠한 공감의 의미를 주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1인이 만들어가는 시대에 우리는 인간 한명에 대한 존중이 필요할 것이다.


이태원 참사로 힘들다. 더 이상 끌고 갈 언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문화 인기기사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