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희 ‘라니101 Water deer101’.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오는 15일까지 광주신세계미술제 수상작가 초대전-문선희 ‘널 사랑하지 않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제22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문선희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다.
작가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 할 수 있는 고민들을 사진에 담아 왔다. <묻다>(2015),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2016), <거기서 뭐하세요>(2016)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 사진 연작에 이어 2013년부터 긴 시간 동안 작업해온 <고라니> 연작을 이번 개인전을 통해 선보인다.
국내에 서식하는 고라니는 전 세계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태계 파괴와 협소한 서식지 등의 이유로 농가까지 내려와 농민들에게 피해를 미치고 있다. 작가 또한 고라니로 인해 피해를 본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만, 고라니에 대한 일방적인 편견,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들에 대한 처치가 불가피한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무분별하게 포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고민하며 지난 10년 동안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연작의 작품 한 점, 한 점은 언뜻 보면 매우 유사해 보이지만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제각각의 성격과 감정이 담겨있다. 특히 작가는 무미건조하고 획일적인 틀을 사용하여 오직 그들의 존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경과 색상을 제외하고, 몸의 형태도 생략함으로써 개성을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이는 고라니 스스로 자기 존재와 처지를 드러내게 하는 작가의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라니를 그저 ‘미움’의 대상이 아닌 ‘관심’을 갖고 교감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권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