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윤동주의 친필 유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간직해 세상에 전한 백영 정병욱(1922~1982)의 탄생 100주년과 서거 40주기를 맞는 뜻깊은 해다.
광양예술창고 ‘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에는 친필 기록물, 연희전문 성적표, 사진 등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귀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정병욱이 윤동주의 연희전문 졸업을 축하하며 쓴 글을 흰 벽에 새기고 글에 등장하는 동백을 그림자로 연출해 그의 호 백영을 그리는 정경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윤동주의 시 ‘흰 그림자’에서 백영(白影)이라는 호를 가져온 정병욱은 기꺼이 자신이 빛을 보게 해준 윤동주의 그림자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병욱은 동주의 시를 간직해 세상에 알린 일을 가장 큰 보람과 자랑으로 여겼지만, 은관문화훈장을 추서 받을 만큼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국문학 연구 제1세대 학자다.
지난 10월 30일 폐막 예정이었던 특별전은 오는 4일까지 연장돼 미처 관람하지 못한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오는 4일(13~17시),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에서는 정병욱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및 서거 40주기 추모문화제가 펼쳐진다.
광양을 주제로 산문, 시 부문의 백일장과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 등 섬진강 일대를 표현하는 그림그리기 대회, 풍경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또한 정병욱 교수의 막냇동생 정병기 씨와 제자 이강옥 영남대 명예교수, 서종문 경북대 명예교수 등으로부터 정병욱 교수와의 추억, 업적 등을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도 마련돼 있다.
정구영 관광과장은 “그동안 정병욱은 그의 호 백영(白影)처럼 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알린 그림자로만 조명되어 왔지만, 한국의 고전시가, 판소리 등을 연구 계승하는 등 국문학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다”며 “정병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서거 40주기를 추념하는 뜻깊은 해에 광양예술창고, 망덕포구, 정병욱 가옥 등을 찾아 정병욱 선생의 업적과 숭고한 우정을 기리는 의미 있는 여행을 남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양=조순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