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꺾고 올해도 \'가전 1등\'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에 이어 영업이익도 월풀과 격차를 벌리며 세계 가전 1위를 차지할 전망이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6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LG전자의 가전 담당인 H&A사업본부의 4분기(10월~12월) 매출이 6조851억원,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3분기(7월~9월)와 비교해 매출은 8.32% 하락하고, 영업이익도 32.94% 떨어진 수치지만 월풀도 부진이 지속된 탓에 LG전자가 세계 가전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LG전자 H&A사업본부의 연간 매출이 30조362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월풀의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은 201억 달러(약 28조5420억원)로 예상되고, 영업이익률은 7.25%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H&A사업본부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3조5110억원으로 월풀(약 18조7461억원)보다 5조원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도 LG전자 H&A사업본부는 2283억원, 월풀은 1억4300만 달러(약 1913억원)로 370억원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가전사업 업황이 어두워진 만큼 수익성 악화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가전 수요가 급감하고 물류비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서다.
실제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반토막으로 낮아졌고,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554억원 영업손실을 보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LG전자는 4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4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박형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올 4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4614억원으로 전망되지만 LG이노텍을 제외하면 1239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월풀 역시 강달러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시장 비중이 큰 월풀은 환율 영향에 따라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월풀의 2분기 유럽, 중동, 아프리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했다. 하락폭 중 9%포인트는 환율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올 3분기에도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별 전년대비 매출이 10~25%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가전업계 세계 1위를 무난히 수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같은 업황 부진 속에서 1등의 의미는 이전보다 퇴색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올라가는 효과를 봤고 환율 영향도 작용한 게 월풀과의 매출 격차를 더 벌렸다\"며 \"월풀이 4분기 성수기를 앞두고도 생산량을 35% 가량 줄이는 등 시장환경이 녹록치 않아 연간으로도 LG전자는 1위에 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