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문제로 완공되자마자 폐쇄된 광주 제2순환도로 지산나들목(IC) 진출 도로와 관련, 석연찮은 설계변경 과정에 대해 전면 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박수기 의원(더불어민주당·광산5)은 9일 광주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2019년 지산IC 진출로 노선을 좌측으로 변경하는 설계변경 과정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신속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산IC 좌측 진출로는 지난해 11월 완공됐지만, 논란 끝에 개통이 보류됐다. 일반적 운행구조와 정반대인데다 터널 출구에서 진출로까지 이격거리가 70m에 불과해 \'이격거리가 675m 이상이 돼야 한다\'는 국토부 규정에도 턱없이 미치지 않는 기형적인 진출로여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운전자가 도로 전방을 살펴볼 수 있는 시거(視距·가시거리)도 너무 짧고 진출로를 인지하고 주행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보완시설을 하더라도 본질적인 구조 문제를 해소하지 못해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박 의원은 관련 부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2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이미 위험성과 안전성 문제가 충분히 제기됐음에도 최종적으로 좌측 진출로로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며 이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회의록으로 남아있는 전문가 의견서 내용 가운데 좌측 진출로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적시한 내용이 관련 회의결과보고 서류에는 의도적으로 축소되거나 삭제된 정황이 있다고도 지적이다.
실제 4명의 자문위원 중 2명의 자문위원은 일관되게 좌측 유출 형식은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아 시행 비용, 교통사고 발생비, 매몰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그럼에도 자문위원들이 수기로 작성한 의견서 중 설계변경에 불리한 의견은 빼버린 채 회의자료를 정리한 정황이 1차, 2차, 3차 자문회의 정리 자료에서 모두 발견됐다.
박 의원은 \"시민안전을 최우선해야 하는 시 행정이 설계변경 과정에서 과연 적절하게 진행됐는지 의문\"이라며 \"77억 원이 넘는 경제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은 온전히 시민들이 떠안게 됐는데 이에 대한 책임 규명과 행정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시는 시민감사관 제도를 적극 활용해 감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