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보급 확대와 유가 폭등, 업소 간 출혈 경쟁까지 3중고(苦)에 주유소들이 사라지고 있다.
21일 한국석유관리원 등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문을 닫거나 휴업에 들어간 광주·전남 지역 주유소만 모두 177곳에 이른다.
같은 기간 신규 주유소(23곳)의 7.7배에 이른다.
코로나19가 출현한 2020년 68곳, 이듬해인 2021년 68곳이 각각 휴·폐업한 데 이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본격화된 올 상반기에도 광주 21곳, 전남 20곳 등 모두 41곳이 경영난에 폐업 또는 휴업을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유지비가 싼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했고, 알뜰주유소 운영 등으로 일반 주유소의 어려움까지 가중되면서 주유소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경영난을 겪는 석유판매사업자들이 위험물 저장시설 철거에서 용도 폐지, 토양오염도조사, 토양 정화까지 수 억원에 달하는 시설 폐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장기 폐업을 이어가거나 방치하면서 토양 오염은 물론 화재나 폭발 등 안전문제가 대두되는 2차 후유증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현행법상 석유판매사업자는 공제조합을 통해 전업이나 폐업자금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작 지원사업을 할 공제조합이 설립돼 있지 않아 이마저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비례)은 \"3중고로 소위 \'좀비 주유소\'도 늘고 있다\"며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산업군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고, 특히 공제조합을 조속히 설립하는 것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주유소업계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 부지 만큼 각종 친환경 에너지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기에 적합한 곳은 없다\"며 \"석유업계의 사업 다각화와 에너지 슈퍼 스테이션과 같은 친환경 인프라 확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새로운 산업전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