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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토끼 뛰어라
  • 호남매일
  • 등록 2023-0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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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검은 토끼해 올 한해 어떻게 지낼까 생각해 본다. 새해 아침 식사를 하고 담양에 갔다. 담양 관방천 앞 영산강 상류가 꽁꽁 얼었다. 남녀노소 얼음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아이들은 언덕에 썰매장을 만들었다. 작년 12월 말에 내렸던 하얀 눈이 준 선물이다.


새해 달력을 선물 받았다. 달력을 보면서 23년에는 어떤 날이 휴일일까? 언제 여행을 가지? 언제 생일이 있지? 하면서 달력을 넘겼다. 달력을 보니 불연듯 생각나는 전시가 있다. 2019년 서울 석파정 미술관에서 본 ‘안 봐도 사는데 지장없는 전시’ 다.


한해를 두고 날짜에 맞춰 무슨 일을 해 볼까? 하며 일상을 가벼운 소품과 함께 전시해 놓았는데 한 장면씩 보니 재미있었다. 큰 계획이 아니라 소소한 삶을 정리해 놓아 더 마음에 다가왔다.


달력을 보면서 올해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생각하면서 23년 한해 달력을 넘겨 본다.


23년 새해가 시작되어 1년의 삶을 생각해 본다. 1월 2일 가평에 간다. 눈이 쌓인 하얀 설원을 그리워해도 되겠지? 23년에 첫 번째 여행을 설레며 기록한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겨울 가평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가평에 가면 잣을 사야지. 덧붙여 쓴다.


2월 계획은 뭐지? 2월은 11월 같은 계절이다. 봄이 오는 길목이다.


2월 19일 우수다. 봄이 오는 것 같아 좋다. 개울가 버들강아지 만나러 가야지. 3월 1일 유관순 누나의 대한독립 만세 소리를 목청 높여 불러본다. 4월 3일 완연한 봄날이다. 꽃놀이 가야지. 섬진강 사성암 가는 길에 벚꽃 물결이 출렁이겠지. 인심이 넉넉한 아주머니의 국수도 먹어야지. 주인장의 정성이 담긴 반찬통이 그립다.


5월 1일 노동자의 날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외쳐본다. 23년의 30%가 가버렸지만 그래도 토끼해에 열심히 뛰어보려고 한다. 토끼야 달려라.


시간은 어느덧 흘러 가정의 날이다. 대한의 모든 자식아 부모에게 효도하자. 대한의 부모들, 어린이는 나라의 미래다. 대한의 제자들, 스승의 은혜 기간이다. 감사의 마음이 넘치는 달 5월이 지나간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다. 6월 22일 단오다. 춘향이와 이몽룡이 그네를 타러 남원으로 가야지. 광한루에서 춘향전 한 토막을 볼 수 있겠네. 시간이 나면 김병종 미술관도 들러야지.


7월 본격적인 여름이다. 25일 휴가 시작이다. 어디로 휴가를 떠나야 할까? 잠시 일을 멈추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야지. 9월 벌써 한해가 70%가 지났다. 내가 하는 일이 잘 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시간이다. 10월 27일 목요일, 이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잠시 접어두어야 할 시간이다. 따뜻한 차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11월 13일 가족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날이다. 그동안 인사를 나누지 못했다면 가족들에게 안도현의 ‘가을 엽서’라도 부쳐야 하는 시간이다.


12월 31일 올 한 해 동안 수고하신 분 모두 모여서 놀자. 좋아하는 사람끼리 사랑하는 사람끼리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23년을 보내자. 그리고 24년을 준비하자. 한해의 달력을 넘겨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떤 일들이 생길지 올 한해가 궁금해진다.


1월 1일 뉴스에서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해돋이를 위해 많은 사람이 집결했다고 한다. 1월 1일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올 한해를 계획했을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토끼는 귀엽고 순하며 지혜로운 동물이다. 토끼와 관련된 이야기 중에 별주부전이 있다. 별주부전은 조선 후기 판소리 계열 소설로 동물을 의인화한 우화다.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잔꾀를 내어 용궁에서 살아 나온다. 위기를 지혜로 목숨을 건진다.


계묘년 경제 전망은 어렵다고 한다. 정치도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도 밝은 전망은 힘들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토끼의 지혜로 잘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토영삼굴(兎營三窟)’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사자성어를 풀어보면 ‘토끼는 자기가 위험할 때를 대비하여 굴을 세 개를 뚫어놓는다.’ 고 한다. 계묘년 검은 토끼의 지혜를 모아 뛰다 보면 한해를 잘 살지 않을까 싶다.


한해 달력을 보고 1년을 어떻게 살까? 생각해 보니 벌써 하루가 지났다.


23년 계묘년에는 토끼의 지혜를 빌려 계획도 세가지 정도는 짜보아야 한다. 다시 달력을 펼쳐 든다. 이번 계획은 어떻게 일을 할까?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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