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든 증권사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거래 감소 등 영업 환경 악화로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메리츠·한국금융·삼성·키움·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7조7669억원) 대비 40% 급감한 4조6626억원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조5205억원에 그쳐 전년(6조5379억원)보다 46.2%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증권사별로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9739억원), 메리츠증권(9470억원), 한국금융지주(8583억원), 삼성증권(6938억원), 키움증권(6825억원), NH투자증권(5072억원) 순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이 60.8% 줄어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처음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이후 증권사 5곳은 이듬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금융지주(1조5210억원),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 삼성증권(1조3087억원), NH투자증권(1조2939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다수 증권사들의 분위기가 달라진 건 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이 뜨는 동시에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발행 부진 등 영업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단기 자금시장 유동성 위기 영향도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증권업종은 29.0% 하락해 코스피가 24.9% 빠진 것보다 약세를 보였다.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배당락은 배당락 전일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보다 높았는데 이는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때까지 유의미한 주가 반등은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국토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 지원 방안 발표와 주거용 부동산 청약 관련 규제 완화가 발표되며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일부 완화되는 등 잠재 리스크 완화로 증권사 실적 변동성이 축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지난 3~4년 동안 급증한 PF 사업장 모두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신용리스크는 완화됐지만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강 연구원은 또 \"올해 증권사 대부분의 수익원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지난해 낮은 기저로 인해 증가하겠지만 악화된 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수익성은 과거 대비 악화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증권사 영업의 수익성 회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