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양심 브레이크
  • 호남매일
  • 등록 2023-01-30 00:00:00
기사수정

/류 준 식 시인·작사가


차가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브레이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든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에는 자신과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있었던 일이다. 만원버스가 힘차게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 멈추지 않고 마구 달리는 것이다.


운전기사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차는 흔들리며 무서운 속도로 달려가고 사람들은 아우성을 친다. 마침내 차는 수십 바퀴 굴러서 천 길 낭떠러지 다리 밑에 꽝! 소리와 함께 부서지고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어떤 차는 멈추지 못하여 수십 길이 되는 깊은 강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 버렸다. 또 어떤 차는 수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속삭이며 다니는 인도로 미치광이처럼 뛰어들어 어린 학생들과 많은 사람들을 순식간에 깔아 죽이기도 하였다.


차에 차 브레이크가 있듯이 사람에게는 양심이라는 브레이크가 있는데 만약 이 양심이라는 브레이크가 무뎌지거나 없다면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생각해본다.


통제 불능의 제멋대로 사회가 될 것이다. 남에 것도 내 것, 내 것도 내 것인 사회가 될 것이다.


먹고 입고 쓰는 거며 질서고 체면이고 예절도 있을 리 없다. 강한 자의 세상이요, 강한 자는 더 강한 자에게 당하는 세상, 약한 자는 존재할 수 없는 세상, 무질서가 난무하고 불법이 횡행하고 무례함이 판치고 세상. 폭력과 도적 살인이 끊이지 않는 동물 이하의 삶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정치인의 공약 뒤집기, 정관유착과 전관예우, 대기업의 횡포와 갑질, 각종 탈세 탈루, 표절과 위조, 각종 보험사기, 남의 농작물 싹쓸이, 쓰레기 무단투기,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묻지 마 사건사고.


어디 이뿐이랴, 길을 걷다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소한 것들도 곧잘 접하게 된다.


차창 밖으로 휴지나 꽁초를 버리는 운전자, 담장 위나 공원벤치에 빨대가 꽂혀진 채 버려진 빈 음료수 컵을 볼 때는 우리의 젊은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기둥이나 길거리에 나붙은 크고 작은 전단지, 유원지 곳곳을 방황하는 쓰레기 등이 나를 슬프게 한다.


우리는 순간순간 양심 브레이크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이런 일을 하면 우리 모두에게 유익이 될 것인가? 피해가 될 것인가? ‘아니’라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에는 하지 말아야 한다.


무단횡단을 하고 싶어도 ‘그러면 안 되지’


새치기를 하고 싶어도 ‘그러면 안 되지.’


‘욱’하고 부아가 치밀어도 ‘그러면 안 되지’


‘눈치껏 살면 돼, 뭘 그래’ 하는 생각이 들어도 ‘그러면 안 되지’


이렇듯 내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 충돌할 때는 숨 한 번 내 쉬어볼 일이다.


한 걸음 나아가 모두의 유익을 선택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남에게 피해가 된다면 내 이익을 챙기지 말아야 한다. 내 인격을 지켜내야 한다. 참아야 할 때는 참고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그때마다 양심브레이크를 힘 있게 밟아 지켜내야 한다.


내 유익을 위하여 남에게 피해를 줄 권한은 누구에도 없다.


이제부터 양심 브레이크를 잘 쓰는 모범운전사가 되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자고 다짐해본다.



- 회심 -


브레이크 없는 차


달리는 것


비극의 시작이외다



양심 없는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


또한


비극의 시작이외다



브레이크 점검하는


운전자처럼


양심을 돌아보는


챙김챙김


있어야할 것이외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문화 인기기사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