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배기열(58·사법연수원 17기) 제39대 광주고등법원장이 20일 공정한 재판과 신속한 권리 구제로 국민의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배 고법원장은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법원의 존재 이유는 사법 서비스 수요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다. 신뢰를 얻기 위해선 사려 깊고 충실한 심리(사실·법률 관계를 명확히 하는 재판의 모든 과정)와 직무 수행의 공정성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소송 당사자들의 주장·입장을 경청·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분쟁·사건의 시의적절한 해결도 놓칠 수 없는 가치다. 사법부 사건 처리가 전반적으로 지연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충실한 심리와 신속한 권리 구제라는 상반된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해 갈 수 있는 길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고법원장은 \"양심·소신이라는 미명 아래 설익고 얕은 정의감 또는 특정 가치관·신념에 지나치게 함몰되거나 사회 평균인의 건전한 상식과 동떨어진 독선·아집에 흐르는 것은 아닌지도 늘 경계·숙고·성찰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결론이어야 국민 공감을 얻고, 재판 본래의 기능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분쟁의 유형·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합리적·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문성 제고와 습득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각종 연구회 활동, 분야별 간담회를 적극 지원하겠다. 법원 구성원들이 상호 존중하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배 법원장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권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