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중심의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광명·화성·광주 등 국내 3개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화성공장에는 전기차 전용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공장을 별도 신설하고, 미래차 핵심부품의 조립 생산도 추진한다.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난 21일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에 최종합의했다. 노사는 지난해 4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0개월간 본 협의와 실무 협의를 병행하며 전기차 생산 전략과 미래 고용안정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노사는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4종까지 확대하는 중장기 목표를 추진하되 현재 생산 중인 전기차 봉고트럭, EV6, 니로에 더해 추가로 전기차를 국내 공장에서도 생산하기로 했다.
우선 광명공장에서는 올 상반기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프로젝트명 MY)를 생산한다. 하반기에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카니발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하고 2024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전기차 2종(SV·CT,프로젝트명)를 생산한다.
화성공장에서는 니로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생산에 이어 올 하반기 쏘렌토·K5 상품성개선 모델을 생산한다. 2024년부터는 K8 상품성개선 모델, EV6 상품성개선 모델 및 픽업트럭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광주공장에서는 2025년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 SUV \'OV(프로젝트명)\'을 주로 맡는다. OV는 당초 중국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광주공장 조합원 고용보장을 요구한 노조 주장을 수용해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화성에는 전기차 전용 PBV 공장도 신설한다. 기아가 국내에 공장을 신설하는 건 1997년 화성3공장 이후 26년만이다. 노사는 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 7월부터 SW(프로젝트명)를 생산할 계획이다. 10만대 규모 생산을 시작으로 안정적 양산이 이뤄지면 공장 증설을 통해 20만대로 생산능력을 키울 예정이다.
PBV는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 무인 화물 운송, 로보 택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미래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다. 기아는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세계 1위 PBV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히고 화성공장 6만6115㎡ 부지에 PBV 전용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PBV 공장이 완공되면 기아는 차량 호출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형 PBV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배달, 운송 등에 투입될 수 있는 초소형 무인 PBV, 중형 로보택시 PBV, 중대형 카고밴 다인승 셔틀인 대형 PBV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 노사는 또 전기차 생산 비중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각 공장에서 미래차 핵심 모듈 부품의 조립생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년 사업계획 설명회를 통해 물량 상황을 공유하고 다양한 물량 확보 방안에 대해 노사간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해온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 투입에 대해선 충전 인프라 구축, 시장수요 등 시장 환경을 고려해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기아는 올해 신규 생산직 충원과 사내협력사 특별 채용에도 합의했다. 신규채용은 상반기 중 규모와 일정이 확정되면 하반기부터 채용 절차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