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원부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가맹점주의 수익성 보전을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 가격을 올린 뒤 1년 만에 가격을 다시 올리는 업체들은 그나마 양호하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3~6개월만에 주요 제품 가격을 다시 올리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1년에 3차례 이상 가격 인상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일부에선 이처럼 가격 인상 주기가 짧아지는 것에 대해 효율적인 원가 관리를 통한 가격 상승 억제보다는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손쉬운 방법만 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6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이달 2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1% 올렸다. 조정 품목은 버거류 14종을 포함한 총 84 품목이다. 제품별 인상폭은 평균 200원~400원이다.
롯데리아는 2021년 12월 제품 가격을 4.1% 올린 뒤 지난해 6월 제품 가격을 5.5% 인상했다. 약 13개월 사이에 제품 가격을 3차례 올렸다. 가격 인상 이유는 ▲최저 임금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 수수료 인상 등 제반 비용 증가다.
KFC의 가격 인상 주기도 빨라졌다. KFC는 지난해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인상한 뒤 7개월 만인 이달 7일부터 버거와 치킨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앞세우고 있는 맘스터치도 다음달 가격 인상에 나설 조짐이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2월과 8월에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7개월만에 또 다시 인상에 나서는 셈이다.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는 지난해 1월과 7월 주력 제품인 15㎝ 샌드위치와 30㎝ 샌드위치 가격을 올렸고 올해 2월에는 75종 메뉴 가격을 평균 9.1% 올렸다. 인상 주기는 6~7개월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도 비교적 빠른 인상 주기를 보인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올렸다. 피자헛과 파파존스, 미스터피자 등도 한 차례씩 가격을 올렸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는 커피빈의 인상 주기가 유독 짧은 편이다. 커피빈은 지난해 1월, 2월, 5월, 8월에 제품 가격을 올렸다.
1월에는 10종의 티음료 가격을 최대 20% 올렸고 2월에는 커피음료 49종, 5월에는 음료 메뉴 40종, 8월에는 해피모닝 가격을 50% 올렸다.
커피빈은 올해 1월에도 우유가 포함된 음료 31종의 가격을 200원씩 인상했다. 스몰 기준 카페라떼는 기존 5600원에서 5800원, 바닐라라떼는 6100원에서 6300원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
가성비 저가 커피로 이름을 알린 매머드 익스프레스도 지난달 10일부터 아메리카노 등 주요 음료 가격을 인상했다. 앞서 매머드커피랩은 지난해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음료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인상 주기를 단축시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원부자재 상승이 예상치를 벗어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선 프랜차이즈 업계가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 물가 안정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납득하지 못할 경우 구매율이 떨어져 인상 전보다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며 \"제품 가격 인상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단순한 계산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