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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환율...한은 기준금리 더 올리나
  • 호남매일
  • 등록 2023-03-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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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빅스텝시 내외 금리차 1.75%p로 확대 한은 "빅스텝 여부 보고 추가 인상 결정"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다시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그동안의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을 안정 시키는 데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폭이 2%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도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후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돌파하고, 외국인 투자자금도 대거 이탈하는 등 금융 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뉴시스 기자와 만나 \"미 연준이 최종 금리를 6%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성장률 전망치를 5.5%로만 제시했어도 위안화 강세로 환율 상승폭이 크지 않았을 수 있는데 5%를 제시해 위안화가 원화의 절하를 막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미리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해도 환율이 이렇게 안 뛰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먼저 올렸으면 더 올리는 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도 \"금리 인상이 미 연준의 빠른 긴축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일부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환율에 대한 대내외 요인별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연준의 긴축은 원·달러 환율을 2019년 말 대비 100원 정도 올리고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환율을 20원 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1400원대로 치솟았는데 한은의 금리 인상 조치가 환율 안정에 일부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상이 환율 상승 압력을 일정 부분 낮추는데 기여 했다\"며 \"우리 경제의 대외부분 건전성이나 금융시스템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앞으로도 내부적 요인보다는 국제 금융시장 환경 변화 등 대외 부분의 영향이 환율에 더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다음 달 11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입, 외환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한국(3.5%)과 미국(연 4.50~4.75%)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시사하면서 한·미간 정책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내외 금리차는 이번 달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또 미국이 5월, 6월에도 0.25%포인트 씩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 다음달 한국이 금리를 올려도, 한미 금리차는 2.0%로 확대될 수 있다.


지난달 미 실업률이 3.4%로 54년 만에 최저치로 나타난 데다 신규 고용건수는 51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6.4%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1월 미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3% 급증하면서 22개월래 최대폭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약 전체 경제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정당화하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22일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을 확율이 76.4%까지 치솟았다. 미 연준 위원들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가늠하는 \'점도표\'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6.0%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도 미 연준과의 내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입, 외환시장 불안 등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은은 다음 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미 연준의 \'빅스텝\' 여부를 보고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총재보는 \"미 연준과의 내외금리차 확대를 기계적으로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미 연준의 금리정책 향방이 환율, 자본유출, 국내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미 연준의 금리 결정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빅스텝 시사) 발언 이후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고,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을 비롯해 금융·외환시장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남은 기간 동안 발표되는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국내 경기지표, 물가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경식 한은 통화책 국장도 \"미국의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물가, 금리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하나, 둘씩 걷히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셈 법이 복잡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예상대로 빅스텝으로 가느냐,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가느냐도 있고 금리 점도표도 같이 봐야 한다\"며 \"그런 것들을 보고 우리나라의 물가와 환율 움직임을 같이 봐서 4월 금통위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3월 FOMC가 개최되면 완화되는 측면이 있는데, 4월 금리 결정시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 연준이 이번 달 회의에서 \'빅스텝\'을 밟을 경우, 한은도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3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둠에 따라 미국 최종금리 기대가 상향 조정됐다\"며 \"아직 확인이 필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남아 있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한국도 다음 달 동결 가능성 보다는 3.75%로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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