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진다. 도심에 설치된 하수관거의 배수용량도 한계에 다다랐고,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한 빗물은 그대로 도시로 흘러든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위로 물이 들어차며 도심의 곳곳이 물에 잠기기 시작한다.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강남역 일대를 물바다로 만든 실사례이다.
최근 집중 호우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늘면서 이와 같은 도시 홍수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도시 홍수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겠지만, 흙이 가진 투수성과 콘크리트의 비투수성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려 한다.
콘트리트는 근대기 이후 건축분야에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도시의 비약적 발전에 기여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도시 건축물의 고층화, 작업에 소요되는 경비 절감 그리고 작업 시간과 인원의 최소화를 가능케 한 것이다.
그러나 콘크리트와 같은 인공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도시를 건설하면서 흙이 가진 투수성이 크게 감소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비가 내려도 빗물이 지면으로 흡수되지 않고, 바로 하수로로 흘러들어 집중호우 시 도시의 침수 피해를 더욱 심화시킨다.
반면, 농촌지역은 흙이 보전되어 있어 침수피해가 적은편이다. 이는 농업이 갖고있는 다원적기능 중 자연적 홍수조절 능력 덕분이다.
결국 이상기후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는, 흙의 소중함을 알고, 농촌을 보전하여, 농업을 지키는 길이라는 것이다.
농협 미래전략부에서는 “농업은 다른 산업보다 높은 부가가치율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고, 다원적 기능으로도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농촌에서는 토양의 건강과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유기농업이나 친환경농업을 실천해야 한다.
무분별한 발전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깨뜨리고, 장기적으로 환경과 안전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도시와 농촌 모두 자연과 어우러지는 방식으로 생활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