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봄을 알리는 꽃은 많다. 봄에 만나는 꽃 중에 아몬드 나무를 생각하면 화가 고흐의 ‘꽃피는 아몬드 나무’가 떠 오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아몬드 꽃보다는 아몬드 열매이다. 아몬드는 수퍼푸드라고 해서 하루 10알의 아몬드를 섭취하면 혈관,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견과류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몬드는 2월 말경에 피어 3월이면 아름답게 피어 꽃 축제를 한다. 우리나라의 매화 축제처럼 아름다운 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 하나 보다.
봄의 전령사인 아몬드는 서양의 문학작품과 그림에 자주 등장한다. 아몬드는 캘리포니아에서 82%를 차지하며 봄철 아몬드가 필 때는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봄철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 아몬드에 얽힌 ‘아몬드 맘’이라는 용어가 있다. 아몬드 맘은 건강한 식단으로 자녀의 다이어트를 추구하는 엄마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아몬드가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는 것을 보더라도 미국에서 시작된 언어다. 보여지는 미가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마른 몸이 아름답고 소식이 미덕이라고 주입 시키는 부모를 의미하는 것이다.
아몬드 맘은 다이어트가 삶에 중요하게 자리 잡은 엄마를 의미한다. 아몬드 맘은 22년 ‘베베리힐스의 진짜 주부들의 율란다와 지지 하디드의 클립이 다시 등장한 후 리얼리티쇼에 출연 중인 지지 하디드는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하며 ‘기운이 없다, 오늘 아몬드 반 개밖에 먹지 못했다.’ 하소연했다.
이때 욜란다 하디드가 아몬드 몇 개만 더 먹되 꼭꼭 씹어 먹으라고 조언하던 장면이 ‘아몬드 맘’ 이 밈(meme)으로 굳어졌다.
이에 아몬드 맘은 날씬해지고 외모에 대한 집착이 높으며 자녀가 먹는 음식에 사사건건 이유가 많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보면 아이에게 좋은 식품을 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아몬드 맘에 대한 밈(문화복제)현상으로 글이 블로그에 올라자 댓글이 달렸다. “애야 넌 뭘 또 먹으려고 그래.”, “오늘은 먹지 말고 내일 아침에 먹자.”, “음식 먹은 지 몇 시간이나 되었다고.”, “넌 식탐이 많아. 20대에 몸매관리 해야지.” 등 자녀에게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엄마의 대화에 자녀가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으며 이에 공감하는 이모티콘이 넘쳐났다.
우리나라도 아몬드 맘은 많다. 유명한 다이어트 병원은 새벽부터 대기가 있으며 다이어트에 대한 잔소리로 심한 스트레스와 강박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많다.
이에, 부모가 식이요법에 과하게 신경을 쓸 경우 오히려 자녀들은 비만과 식이요법 장애를 앓고 있다는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발표한 연구를 보면, 비만일 확률 37%, 폭식을 하는 경우도 72%, 해로운 체중 조절확률도 79%로 나타났다. 이를 보더라도 말은 줄이고 좋은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엄마의 유형은 시대별로 나타났다. MZ세대는 엄마의 유형은 능동적이다. 알파 맘은 열정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엄마다. 육아의 원칙도 잘 가르치는 것이 중요해 자녀의 소질을 잘 파악하고 아이를 위해 학원, 입시 설명회, 콘서트를 찾아다니는 유형을 말한다.
베타 맘은 자녀가 원하는 삶을 우선시하는 엄마다. 이때 엄마의 역할은 조언자, 조력자의 역할이다.
헬리콥터 맘도 있다. 자녀들이 성장해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지만 헬리콥터처럼 자녀 주변을 돌면서 사사건건 참여를 하게 되는 엄마를 지칭한다. 이와 연결하여 캥거루 맘은 부모의 과잉보호와 의존도를 꼬집은 단어다.
최근에 등장한 맘은 여미마미다. 미국에서 자녀가 있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아름다운 엄마를 일컫는 말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엄마는 자신을 사랑하고 능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칸디 맘도 있다.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엄마를 일컫는 말로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고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키우는 것을 중요시하는 맘을 말한다.
아몬드 맘은 자녀를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자녀의 외형보다는 가족과 함께 운동하며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다. 봄날이다. 산책하기 좋은 시기이다. 자신의 신체를 사랑하고 더욱더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봄날에 자연과 함께 산책하며 티키타카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