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척초등학교는 지난 7일 구례 서시천 체육공원에서 문척초 5, 6학년 학생,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서삼석 위원장과 국내 정관계와 학계, 농민단체와 지역주민 등 8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탄소 절감과 생태농업의 실천을 위한 \'탄소중립 흙 살리기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연생태지역인 구례군이 지방정부로서는 최초로 흙을 살려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생태농업경제 \'흙이 살아야 지구가 산다\'라고 전 세계에 선포하는 날이다.
이날 문척초 학생들은 스스로를 흙을 지키는 ‘흙기사’라고 부르며 ‘흙을 살리는 건 나를 살리는 것이다’는 주제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 선언문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동으로 작성한 연설문이다.
문척초는 최근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거대한 탄소 저장고인 흙의 가치를 탐구해 보고, 생태농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밀 농사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학생들은 ‘밀 밀 밀 우리밀 교육과정 프로젝트’를 해오며 “초등학생들도 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어른들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흙기사’들은 우리 주변을 보면 흙보다 아스팔트가 많은 요즘 흙은 주변 탄소를 산소로 만들고 뿌리에 탄소를 보내고 땅에 사는 원생 생물에게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흙을 살리자고 주장했다.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주범인 땅속 ‘탄소’는 흙을 기름지게 만드는 필수요소이다. 탄소중립이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전 세계 공통 과제이다. 탄소중립은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배출한 만큼의 온실가스(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인데 ‘탄소 배출량 0’의 해법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것 즉 탄소를 흙 속에 붙잡아 두는 것이다. 탄소 중립의 열쇠는 기름진 땅이다.
오늘 선포식에서 ‘흙기사’들은 \"흙을 살리는 일은 나를 살리는 일과 같고, 흙을 살리는 일은 지구를 지키는 일이다\"라고 외쳤다. 또한 \"흙을 살리는 일은 우리의 미래를 살리는 것이다\"는 외침에는 대견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800여명의 어른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이 직접 출판한 책을 정관계 인사들이나 학계 관계자들께 전달하기도 했다.
우리 밀 교육과정 프로젝트를 지도하고 있는 최석우 교사는 문척초 비전인 ‘스스로 삶을 가꾸고 함께 꿈꾸는 아이들’로 문척의 아이들이 구례스럽게 자라고 있음을 흠뻑 느낄 수 있었던 교육활동이었다고 했다.
학교와 마을의 경계가 삶터와 배움터의 경계가 희미해져 감을 느끼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학생들이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시민으로서의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구례=오광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