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산하에 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봄날의 풍경은 어디를 보아도 감탄사다. 코로나 상황에 여행을 미루었던 사람도 가족과 함께 손을 잡고 꽃길을 걷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려 마스크 없이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어 좋다. ‘사람이 꽃이다.’ 맞는 말이다.
코로나 상황이 끝났다고 하지만 우리는 ‘엔데믹 시대’ 를 살아가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의하면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펜데믹 이후 시대에 살고 있으며 몇 년 동안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날지 모른다.’ 하였다. 이에 이러한 상황을 ‘엔데믹’ 이라고 한다. 엔데믹은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이나 감염병이 나타날 수도 있는 시대’를 말한다.
엔데믹 시대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인간은 고립될 것이며 외로움을 이겨내는 지혜로운 삶의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엔데믹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고립이다.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라는 책에서 ‘코로나 19 이후에 우리는 외로움에 대한 면역을 준비해야 한다.’ 하였다.
이제 인간은 외로움에 대한 돈을 지불 해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엔데믹 사회가 도립 될수록 인간은 외로움과 고독의 병, 치유를 위해 사람의 손길이 아닌 로봇의 손길을 통한 소통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시기에 로봇보다는 인간의 외로움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 공동체의 책무가 필요하다.
엔데믹 현상이 깊어 지다 보면 각자가 파편화되는 나노 사회가 지속 될 것이다. 이러한 시기를 잘 지내려면 인간은 자신의 역량을 키워 나아가야 할 것이다.
첫째, 디지털 역량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 19로 비대면 현상이 나타나면서 디지털은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디지털 공간 안에서 사용되는 리터러시는 세계 공통언어가 되었다.
일상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앱 기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습관은 길들어져야 한다.
디지털은 현실과 가상이 잘 어우러지며 확장될 것이며,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서비스와 융합하여 인간에게 다가올 것이다.
둘째, 다 학문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폴란드 사회학자 바우만은 현대사회를 가리켜 불안전성이 지배하는 ‘액체사회’ 라고 하였다. ‘예측과 통제가 가능했던 전통사회와 달리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상태로 불안정하고 불확정한 특징을 갖는다.’ 하였다.
이러한 시기에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미래사회에 수평, 통합적인 사고를 형성하려면 스토리, 디자인, 의미, 공감, 놀이, 조화 등의 요소를 확보하고, 이를 사고하게 하며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엔데믹 시대에 맞추어 실생활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학문의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
덧붙이자면, 액체사회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끊임없이 흔들리기만 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탐색 사회다. SNS, 뉴스, 포털에서 알고리즘을 통해 한쪽으로 치우치는 정보를 접하게 될 때, 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많은 정보를 탐색해 균형적인 정보 감각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셋째, 엔데믹 시대에 현대인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해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는 스트레스와 불안이 많은 사회다.
이러한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려면 자신을 감정을 인식하고 스스로 불안을 이겨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기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파편화되어 개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파편화된 사회에서는 공동체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상대방과 소통하지 않는 고립감이 삶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준다.
인간은 외로운 것은 타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거나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을 때 오는 고독감이 더 큰 것이다.
엔데믹이 계속되는 시기에 그 무엇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공동체와 협력적인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너, 나,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립보다 주변인과 함께 참살이가 중요하다. 인간의 따스함은 여전히, 언제나 필요하다. 봄날이다. 고립의 시간에서 탈출하여 햇살 아래에서 춤을 춰보자.
(본고는 한국국공립유치원 연합회 56회 원고 수정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