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일상을 삶을 회복하는 시간들
  • 호남매일
  • 등록 2023-04-25 00:00:00
기사수정

/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오동나무꽃이 피었다. 오동나무꽃은 다른 봄꽃들에 비해 늦게 핀다. 오동나무 꽃이 피면 완연한 봄이 된다.


오동나무는 이팝나무와 같이 5월 정도에 피는데 올해는 미리 꽃이 핀 것을 보니 봄이 빨리 왔다 가고 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다.


옛말에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딸이 시집갈 때 오동나무로 장롱(장농)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보랏빛 오동나무꽃이 눈에 보이니 세월의 강을 어느 정도 건넜나 보다. 나무는 꽃잎을 떨구고 푸르름을 입고 꽃 진 자리에 초록이 채워지는 산하는 아름답다.


코로나 펜데믹이 지나고 엔데믹 상황이 되었다. 사람들은 일상의 회복을 찾기에 분주하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동창 모임을 하고 대학생도 축제, MT를 다시 시작함으로써 학교도 생동감이 넘친다. 3년 동안의 코로나 시기에 대학생 시절의 낭만을 잃어버린 놀이를 찾아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체육대회를 통해 소통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서울에 소재한 J 대학에 다니는 벗의 자녀는 고학번과 신입생이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기획했는데 신입생보다 고학번이 참여도가 높아 깜짝 놀랐다고 한다. 대학생들도 코로나 상황에 잃어버린 낭만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속해 있는 모임도 올봄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코로나 상황에 가족, 소모임은 여행을 떠났는데 단체는 여행 계획을 미루었다. 봄이 되어 함께 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을 찾았다. 치유의 숲에서 산림, 해양치유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의 일상을 탈출하여 자연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묶은 스트레스가 풀렸다.


일상의 삶을 회복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다양하게 펼쳐진다.


그동안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던 오리엔테이션도 대면으로 이어져 어떤 의상을 입고 가야 할까? 고민하는 학부모를 볼 수 있으며 초등학교 운동장에 연두빛 어린이, 젊은 부모의 모습은 푸릇푸릇하다.


그동안 우리는 생동감 넘치는 삶의 현장을 놓치고 있었다. 이제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었기에 일상의 현장은 아름답다.


한편,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그림책 도서전 볼로냐 라가치 수상작도 일상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의 그림책이등장했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김서정 어린이 평론가는 ‘우리가 팬데믹 때문에 일상의 삶을 많이 잃어버렸잖아요. 가족 간도 그렇고 뭐 굉장히 어려운 일도 있었고 잃어버린 것도 많았고 그러는데 이런 것들을 들여다보면서 그것을 이겨내고 봉합하고 다시 따뜻해지고 하는 그런 얘기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팬데믹 이후의 회복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참 잘 붙든 책 같아요.’ 인터뷰를 보더라도 코로나 상황을 겪었던 인간은 그동안 잃어버린 일상의 삶을 회복하고자는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 상황을 벗어난 것 중에서 가장 편리한 것은 마스크를 벗는 일이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오랜만에 맛보는 삶이다.


올봄, 공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은 가족, 반려견과 손잡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이다. 또한, 봄꽃놀이도 그동안 소그룹으로 이루어졌는데 여러 사람이 할 수 있는 놀이마당도 펼쳐지고 있다.


충남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 축제’ 에는 남녀노소,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한마음으로 줄다리기 놀이에 참여하였다.


줄 고사, 줄 나가기, 줄 경합, 줄 달리기 등 500년의 역사를 이어져 왔던 놀이가 코로나로 인해 멈춰 있다가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놀이마당이 열렸다.


화순에서도 ‘2023 화순 고인돌 축제’ 가 열리고 있다. 너른 벌판에 유채꽃과 함께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고인돌 유적지와 거석문화를 만날 수 있으며 다양한 이벤트와 놀이마당이 있어 볼거리, 만들기, 재미로 온 마을이 들썩거리고 있다.


코로나 상황을 벗어나 일상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치유는 사람과의 만남이다.


아름다운 봄날이 가기 전에 높은 하늘, 넓은 들판, 말없이 우리를 기다려준 새로운 봄에는 일상의 회복을 위한 이탈도 필요하다.


박준의 ‘그해 봄에’ 시 한 부분이다.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 꼭 내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 봄에는 널려 있었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문화 인기기사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