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9일 조달책으로 지목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를 소환했다. 구속 후 첫 조사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날 오후 강 전 감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날 구속된 후 하루 만에 첫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강 전 감사는 2021년 전당대회 직전 현역의원·지역상황실장 등에게 돈봉투 9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정치자금 전달을 먼저 지시·권유하고 지인으로부터 80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9월 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재직 당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있다.
강 전 감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속된 피의자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찰은 최장 20일간 강 전 감사를 구속 상태로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자금 출처, 사건 관계인들의 공모 관계, 돈봉투 수수자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돈봉투 공여자군을 먼저 수사한 후 수수자군을 특정해 수사 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강 전 감사는 구속 전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피의자인 만큼 강 전 감사가 검찰 수사에 협조한다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 윗선에 대한 수사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검찰은 이날 캠프 관련 인사 오모씨와 김모씨를 불러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포렌식 절차를 참관하기 위해 오전과 오후에 각각 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