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36만명 넘게 늘며 증가폭을 다시 확대했다. 그러나 이 중 3분의 1 가량이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보험 적용 영향으로, 내국인의 고용 둔화세는 지속됐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3년 5월 노동시장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15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6만6000명(2.5%) 증가했다.
지난 4월 35만7000명 증가에 그치며 그 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이내 회복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11만2000명), 보건복지(10만1000명), 숙박음식(5만2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3만8000명), 정보통신(3만5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의 증가폭이 확대된 것은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 비자)의 고용보험 당연적용 효과와 올해 외국인력 규모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외국인력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간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고용보험 적용은 사업장 규모별로 확대돼왔다. 2021년 상시 근로자 3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 데 이어 지난해 10인~30인 미만, 올해 1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 외국인은 17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명 증가했다.
다만 지난달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분(36만6000명) 중 외국인(12만명)을 제외하면 24만6000명 증가에 그쳤다. 내국인 등 고용보험 가입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외국인을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1월 52만1000명까지 늘었다가 점차 감소하며 올해 1월 26만7000명→2월 27만9000명→3월 27만1000명→4월 24만3000명→5월 24만6000명으로 축소됐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8%가 집중돼 있는 제조업의 경우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분(11만2000명) 중 외국인은 10만5000명으로, 이를 제외하면 내국인 고용은 7000명에 불과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전체 제조업의 고용 상황은 계속 유지하거나 소폭 좋아지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경제적 요인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22만3000명), 50대(9만4000명), 30대(6만4000명), 40대(1만2000명) 순으로 증가했다. 반면 29세 이하는 2만6000명 줄며 9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637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488억원(4.8%) 늘며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1조3000억원에서 4월 9617억원으로 소폭 줄어든 뒤 다시 확대됐다.
고용부가 매달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