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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에서
  • 호남매일
  • 등록 2023-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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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길고 긴 여름이 끝이 보이는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로 모처럼 깊은 잠을 잤다.


무더운 여름, 만물이 소생하게 하는 햇살의 고마움을 알기에 아무리 더워도 내가 여름이 되어야지 다짐했지만, 매미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언제부터 매미가 울었지 생각하며 책 상위에 올려진 책을 살펴본다. 왼쪽에서부터 알랭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그 밑에 문학 학회지가 놓여 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김병종의 시화 기행 1, 책은 도끼다.


이상문학상 수상집 작가의 에세이집, 옛이야기의 힘이 놓여 있고, 왼쪽 책상 위에는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이유, 프리다 칼로, 오른쪽은 정채봉 작가의 산문집, 류근 시인의 시집 등 이리저리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언젠가는 정리해야지 하며 바라본다. 눈보다 손이 빨라야지 이야기를 하신 엄마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맴돈다. 그래도 눈만 바쁘다.


책상을 바라보다. 이 더위를 보내고 정리해야지. 하면서 한 계절을 보내고 드디어 책상에 앉아 멍하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책만 사들여 읽지도 못한 책이 책상 위에 즐비하다. 최근, 나를 무겁게 짓누르는 책은 알랭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김정운 작가의 ‘창조의 시선’이라는 책이다.


영혼의 미술관은 그림만 몇 번이나 살펴보았다. 몇 번이나 자세히 읽으려고 시도한 책이지만 아직도 내 곁에 있을 뿐이다.


창조의 시선은 106P부터 118P까지 부분은 바우하우스 설립에 관한 내용이다. 다음에는 읽은 부분은 트리구조와 네트워크 지식의 구조 부분이다.


창조의 시선에 있는 책 내용에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지식의 구조에 관한 질문이다.


도끼, 망치, 나무, 톱 중에 이 가운데 하나를 빼라면 무엇을 뺄 것인가? 여러 유형의 답이 나올 것이다. 여러 유형의 답 중에 도끼, 망치, 톱을 생각한다면 트리구조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셋은 도구들이다. 그런데 도끼, 톱, 나무의 답을 말한다면 네트워크 구조적 지식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들은 뺄 것이 없는데 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방식에 따라 지식의 구조가 다른 양상이 나올 수도 있다.


김정운 작가는 지식의 구조가 장년층은 트리구조가 많고 신세대는 네트워크구조를 많이 사용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유는 우리의 삶은 컴퓨터의 발달로 지식을 구성하는 뇌 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을 읽는다면 자신의 뇌 구조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는 시간일 것이다. 필자는 네트워크 지식의 구조의 답을 하였다.


무더위에 체력의 한계를 느끼며 나를 위해 잠시 머리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책을 읽고 잠시 생각을 하다 다시 내 주변의 책을 살핀다. 책상 밑에도 책이 쌓여 있다.


김민웅의 동화 독법, 권지예의 베로니카의 눈물, 김화영의 행복의 충격, 그리고 또 정채봉 작가의 스무살 어머니, 그리고 전공 책이 바닥에 놓여 있다.


무더위에 책도 넘겨지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다시 창조적 시선 책을 펼쳐 든다. 이번에는 뒷부분을 읽는다.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책을 읽을지 모르지만, 책을 넘기는 감각이 좋다. 내 손가락이 지면과 맞닿은 느낌이 좋다. 때로는 손 전체가 책의 지면과 만난다.


‘창조적 시선’ 김정운 작가의 신작이다. 마지막 페이지로 넘겼다. 앞 부분을 읽지 않고 넘겼다.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혀 있다. ‘10년 공부에 책만 잔뜩 쌓였습니다. 내 서재에 들어서면 다들 꼭 물어봅니다. “이 책, 다 읽으셨어요?” 너무나 무지한 질문입니다. 책장의 책은 “읽고 꽃아두는 것”이 아닙니다. ‘읽으려고 꽃아두는 것’ 입니다. 시력과 체력이 버텨준다면 몇 권의 책을 더 쓰고 싶습니다.‘ 작가의 에필로그 부분을 보면서 나도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생각은 10년 전부터다. 내 안의 결핍이 제거되면 책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여름의 끝에서 의미 없는 생각을 글로 엮었다. 김정운의 에필로그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그의 의식의 흐름이 좋아 책을 사게 한다.


김정운의 책 ’에디톨로지‘ 책도 다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샀다. 가격도 비싸다. 십만원이 넘는다.


김정운 작가의 말에 의하면 베개를 해도 되는 책이라고 한다. 머리에 두니 딱딱해서 실패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위해 두서없이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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