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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 또 한사람
  • 호남매일
  • 등록 2023-08-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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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한 사람 여기 또 그 곁에 둘이 서로 바라보며 웃네. 먼훗날 위해 내미는 손 둘이 서로 마주잡고 웃네.’ ‘한사람’ 그림책을 본 순간 양희은의 ‘한사람’ 노래가 떠 올랐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 보며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세상, 마주하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위해준 저자의 ‘한사람’ 그림책을 만났다.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야엘 프랑겔이 그림을 그렸다. 볼로나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야기는 50페이지에 먹먹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림책을 보면서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누군가 질문을 던졌다. “너를 위한 한 사람이 있는가?” 순간, 나를 위한 한 사람은 누구지? 잠시 망설여진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의 얼굴을 그려 본다. 나를 위한 너를 위한 한 사람은 살아가면서 있다는 것은 삶의 에너지다.


한사람 그림책은 ‘친구들에게 거절당하고 외면당하는 한사람, 모두가 그를 등지고 고립시킬 때 한 사람이 그 곁에 선다. 곁에 서주고, 눈을 맞춰주고, 손을 잡아 준 한사람, 다가 온 한사람의 가방에서 뻗어 나온 작은 나뭇가지는 외로운 한사람을 향해 커다란 가지를 펼치고 색색의 싹을 틔우고 탐스런 열매를 맺는다.’ 라고 책 소개는 소개되어 있다. 글밥을 넘어 그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한사람 그림책에서 기억에 남는 세 장면의 그림책 이미지가 떠오른다.


첫 번째는 누구에겐가 희미해진 기억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대상에 따라 다르지만, 이 질문은 자신의 직업을 내려놓은 사람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올 것으로 본다. A의 이야기다. 대학에서 근무하다 퇴직을 하니 자신의 삶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외로웠다고 한다. 희미해진다는 것은 사람들 속에서 잊혀져 가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잊혀져 가는 외로움의 무게를 견디는 것이 인간에게는 쉽지 않다.


두 번째 그림의 이미지는 사람들 속에서 희미해진 사람, 잊혀진 사람에게 한사람이 다가온다. 그리고 가만히 손을 내밀어 준다.


작가는 그것을 나무로 표현한다. 나무가 가지를 뻗어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미지를 보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된다.


이 장면의 이미지는 타인이 어려울 때 함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해 본다. 특히 학창시절에 왕따가 되었을 때 “나랑 친구하자.” 라고 손을 잡아 준 적이 있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한사람 세 번째 기억에 남는 이미지는 돌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있는 장면이다. 징검다리는 만드는 돌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으면 연대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돌이 서로 징검다리가 되어주면서 서로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이다. 서로에게 징검다리가 되어 연결을 통한 연대 바로 인간이 살아가는 힘이 아닌가 싶다. 작은 힘이 모여 길을 만들어, 소통이 되어 주는 역할은 큰 힘이 아니라 소시민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작은 힘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한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사람 그림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질문을 던져 준다.


홀로 있는 주인공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주인공과 같이 외로웠던 경험은 없었는지?, 나에게 한사람은 누구인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많은 질문을 만들어 준다.


또한, 한사람 그림책은 각자의 삶의 관점에서 혼자였던 경험도 있지만, 누군가 혼자였을 때, 손을 내밀어 준 적이 있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질문을 준다.


한사람 그림책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과 질문을 만들어 주는 그림책이다. 왜냐하면, 우리네 삶이 다양한 만큼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림책이 주는 매력이다.


여름이 끝나가는 계절에 늦장마가 온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23년은 모든 것이 혼란하기만 한 세상이다. 그동안의 가치관, 정의가 무너지는 시기에 인간이 살아가는 힘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한사람’ 그림책을 통해 사람이 손을 내밀어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세상이 참살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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