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기로에 선 세계상\'을 수상한 미국 방송사 PBS의 취재팀의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Inside Russia: Putin’s War at Home)\' 중 일부. /5·18기념재단 제공
세계 각지에서 목숨을 걸고 인권 탄압 현장을 취재한 언론인들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을 수상했다.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는 13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3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5·18민주화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힌츠페터의 기자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대상인 \'기로에 선 세계상\'은 미국 방송사 PBS 취재팀의 \'인사이드 러시아: 푸틴의 국내 전쟁(Inside Russia: Putin’s War at Home)\'이 수상했다.
게스빈 모하마드 등 PBS 취재팀은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 내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기록했다.
해외 매체와 접촉하면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러시아 내부 사정에도 취재팀은 러시아 내부 인권 운동가들의 목소리를 담는데 노력했다.
심사위원들은 PBS의 보도가 외신기자들의 취재 금지령과 철수 등으로 알려지지 못했던 러시아 내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했다고 평가했다.
또 체포·처벌 등 위험을 감수하고 취재·보도한 기자들의 노력이 5·18 당시 힌츠페터가 광주에서 실현했던 기자정신과 맞닿아 있다며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뉴스 부문에서는 미국 VICE News 소속 벤자민 솔로몬 등 영상기자 3명의 \'바흐무트 전투(The Battle of Bakhmut)\'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우크라이나 동남부 바흐무트에서 벌어진 러시아의 공습과 민간인 피해를 현지에서 2주 동안 머물며 기록했다.
취재 결과물에는 지하 방공호로 피신한 사람들, 제한된 자원으로 도시를 지키는 소방관, 도시에 남은 9살 소녀, 학교와 병원을 공격한 러시아의 비윤리적 공격이 담겼다.
심사위원들은 해당 보도가 전쟁이 민간인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심층 취재,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강인한 회복력과 희망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Arte 방송국 소속 캐롤 발라드 등 2명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러시아의 소프트파워(Russian Soft Power in The CAR)\' 취재로 특집 부문을 수상했다.
취재진은 러시아 용병집단 바그너 그룹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반군과의 전투를 주도하며 정치 권력과 유착하는 과정 등을 보도했다.
이밖에 오월 광주상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 현장에서 방사능 피폭 위험을 감수, 원전 사고의 진실을 세상에 알린 블라디미르 쉐브첸코 기자 등 옛 소련 우크라이나 중앙TV 소속 영상기자 4명에게 돌아갔다.
아흐메드 아사르 심사위원장은 \"전쟁 지역, 시위 현장, 부패, 인권침해 잔학행위 등 전 세계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의 노력은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하는 열쇠이며 값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다\"고 밝혔다.
/김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