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부결에 힘을 싣자니 \'방탄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고, 가결되면 \'이탈표\'에 따른 당 내홍이 또 불거질 수 있어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기 전까지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내부 토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당 지도부를 비롯한 친이재명(친명)계는 \'부결론 띄우기\'에 한창이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의 정치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다음 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추석 명절 등을 앞둔 상황에서 민심을 다잡기 위해 일부러 청구 시기를 조정했다는 거다.
당론으로 부결을 못 박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보다는 의원총회 등을 통해 개별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가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전체 의석(298명)을 감안할 때 민주당 의원 전원(168명)이 \'반대표\'를 던지면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는 것을 손쉽게 막을 수 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보다는 이심전심으로, 이미 상당수 민주당의 의원들이 절대로 검찰에 협력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도) 당론 이런 말은 안 했고, 의원들의 자율적인 소신에 맡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잘 설득하면 이견이 있는 의원들도 따라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단식 중인 이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 간 직후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서 당내 동정론에도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이 부결을 자신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비명계인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무리했다\"며 \"계속해서 상황이 바뀌니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형배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부결 당위성이 워낙 커져서 \'이거 부결시키면 안 돼, 가결시켜\'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분들이 혹시 있었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방탄\'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앞서 이 대표가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이 대표의 단식마저 \'방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대표가 가결해달라) 하는 게 제일 낫다\"며 \"그렇게 되면 가결이 돼도 반란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에 하나 부결이 된다 해도 당 대표로서는 알리바이가 되는 것\"이라며 \"여당이나 대통령실에서 비아냥거리지 않나. 조롱하고 방탄 단식이라 그러고, 그걸 읽어야 날려버릴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국 표결에서 \'이탈표\'가 발생하면 한동안 당 내홍 국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