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연 4% 이상으로 높이고 있다.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당시 고금리로 예치했던 대규모 자금의 만기가 도래해 이를 잡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예금금리 상승은 조달비용을 높여 향후 대출금리 인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안 그래도 대내외 요인으로 올라가는 대출금리의 상승폭을 더 빠르게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전국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37개 중 과반이 이날 12개월 최고금리 기준 4% 이상의 이자를 제공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19개 상품이 최고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한다. 연 4% 이상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은 지난달 4일 5개에서 22일 10개로 늘어난 데 이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SC제일은행은 최고 4.35% 금리를 제공한다. 전북은행은 4.20%, Sh수협은행은 4.15%, 제주은행은 4.10% 수준으로 나타났다. DGB대구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4.05% 이자를 지급한다. 광주은행은 4.03% 수준이다. BNK부산은행, KB국민은행, 케이뱅크, 하나은행은 4.00%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날 4.24%로 집계됐다. 7월초 3.97%, 8월초 4.03%, 9월초 4.11%, 10월초 4.19%에 이어 지속해서 상승 중이다.
수신금리 상승은 고객에게 희소식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게 현재 상황이다.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은 향후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예치 자금이 많은 일부 고객을 제외하면 대부분 예금금리 인상분보다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중동 분쟁 확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책 등은 앞으로 한동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하단이 4%를 넘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단은 고정금리 6.5%, 변동금리 7.1%를 넘어섰다.
고객이 많이 찾는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모두 4%를 훌쩍 상회한다. 은행연에 공시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8월 신규취급 기준 국민·신한 4.52%, 우리 4.45%, 하나 4.39%, 농협 4.24% 순으로 높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