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공공장소에서 이색 결혼식 어때요?\"
9일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회의실. 딱딱하고 긴장감 도는 행정사무감사 도중 나온 감성돋는 이색 제안이다.
발언자는 광주시의회 개원 이래 32년 만에 첫 20대인 이명노(28) 의원. 젊은 의원의 제안이어선지 더더욱 눈길을 끌었다.
취지는 간단 명료했다. 저출산과 지방소멸 위기로 혼인 건수는 반토막 났는데도 그럴싸한 결혼식장을 빌리려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웃픈 현실에서 착안했다.
고민이 이어졌고, 궁리 끝에 \"멋드러진 공공장소를 싼 값에 빌려 쓰면 어떨까\"하는 막연한 바람이 생겼다. 때마침 \'출산율 높이기\'가 지상과제 중 하나인 여성가족국이 감사 대상이었고, 이 의원은 \'오로지 질타\'보다 \'한 마디 제안\'을 택했다.
\"아시아문화전당(ACC) 하늘마당이나 양림동 선교사 사택, 시청 야외 음악당 등 매력있는 공공시설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면 당장 혼인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관광자원도 활성화할 수 있고, 덤으로 출산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가 나지 않겠습니까.\"
거대 예식장에서 1시간 정도 진행되는 결혼식에 평균 1400만 원 가까운 돈이 들어가는 \'웨딩 거품\'으로 예비 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시내 명소와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하는 서울시의 \'나만의 결혼식\' 사업을 벤치마킹으로 제시했다.
젊은 의원의 제안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김영선 광주시 여성가족국장은 \"참 좋은 제안\"이라고 공감한 뒤 \"시 차원에서 모색해볼 방안들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웨딩과 관광자원 활성화가 맞물린 신규 정책 개발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한편 광주 지역 혼인건수는 10년 전인 2013년 8800여 건에서 지난해 43%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8년 6000건대로 줄어들더니 2021년 4000건대를 기록하며 2년째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김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