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이 중국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경쟁력 제고에 따라 우리나라와의 경합도가 높아지면서다.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4일 \'최근 수출 개선 흐름 점검 및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이란 주제로 경제전망보고서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한은 조사국 중국경제팀 김보성 과장 등 5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부동산 중심의 투자에서 첨단산업 중심의 성장구조 전환을 위해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제조 2025’ 등 제조업 고도화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섬유·의류·컴퓨터 등 기존 산업이 축소된 반면 전기차·이차전지·태양광 등 신성장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중국은 독일, 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이차전지, 태양광 등의 글로벌 점유율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은은 중국의 성장구조 전환이 부동산투자 위축,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을 초래해 중국 내 성장에 따른 수입 유발 효과가 축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산업연관표를 통해 살펴보면 2020년중 소비·투자·수출 등 최종수요의 수입유발계수가 2017년에 비해 하락했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한은은 수입유발효과가 높은 중국의 투자가 축소되고 기술 개발 등으로 중간재 수입도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의 대중수출이 과거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최근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중 수출액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1천140억달러로 총 수출금액(5천751억2천만달러)의 19.8%로 집계됐다. 2004년(19.6%) 이후 1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 비중은 지난 2018년 26.8%까지 올랐으나, 2019년 25.1%, 2020년 25.9%, 2021년 25.3%로 유지되다 지난해 22.8%로 떨어진 뒤 축소 폭이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수출을 제외한 대중 수출 비중은 더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경쟁력 제고로 경합도가 상승함에 따라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소비시장으로서 중국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중국 수출품에 대한 기술 수준과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상품시장에서도 우리나라와의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을 소비재 중심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술개발을 통해 수출품의 대외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보성 조사국 중국경제팀 과장은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