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만일 내가 봤다면 불붙는다 했겠지.” 학창시절에 12월이 되면 거리에서 울려 퍼지는 캐럴의 음악을 들으며 친구와 충장로 1가에서 3가를 무작정 걸었다.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과 카드를 고르다 보면 하루를 보냈던 추억이 떠오른다.
요즘은 연말이 되어도 음악이 거리에 쏟아져 나오지 않는다. \\음원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거리를 다녀도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연말 캐럴 공짜로 틀 수 있어요”라는 기사를 보니 세상 사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미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도심으로 여행을 벌써 다녀온 블로그는 미리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왔다고 페북에 소식을 올려놓았다.
청년들은 연말, 놀이와 문화를 어디에서 즐기는지 궁금해 검색해 보았다. 넓은 공간에 화려하고 유니크한 크리스마스트리 장소를 찾아 SNS에 올려 청춘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니 역시 공간력이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한 백화점, 카페, 쇼핑센터를 보니 크리스마스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미리 크리스마스를 위한 마을 주민 마켓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집에서 만든 소품을 가져와 팔기도 하고 이벤트 행사도 열어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볍게 물건을 구매하고 이벤트도 즐길 수 있는 마을 마켓이 활성화되고 있다. 여기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청년예술가, 공간지기, 문화활동가들이 크리스마스 예술 활동을 위한 전시와 체험을 마을 공동체와 함께 준비했다는 것이다.
연말이 다가와도 상점은 매출이 늘지 않아서 고민이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연말이 되면 서로의 마음을 열고 나눔의 시간을 통해 한해를 잘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시간은 필요하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와인 파티를 제안했다. 말이 와인 파티지 비주류 그룹이라 차 파티보다는 와인, 다과를 준비해 수다 뜨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이번 송년 주제어는 ‘지금, 여기 미리 크리스마스’ 였다.
미리 크리스마스 그룹의 연령층이 다양하다 보니 그날 참석을 위한 준비사항을 안내하였다.
첫 번째 작은 선물을 준비한다. 선물은 샀는데 활용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눔하는 것이다.
둘째, 파티 의상을 준비하는 것이다. 평소에 입지 않는 옷을 선택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잘 살려 보는 것이다.
셋째, 크리스마스 장식을 위한 소품을 준비해 보는 것이다. 머리에 티아라를 쓴다던가 휘장을 두른다던가 가장 멋진 모습을 연출한 이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는 미리 크리스마스 행사를 위한 준비가 재미있는 과정이었다. 연세가 드신 맏언니는 미션 수행하는 것이 귀찮기도 하지만 삶은 끊임없는 경험의 장이라면 패션 상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말에는 마음에 맞는 지인들과 마주 앉아 공감,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때,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리 크리스마스를 위한 직장인의 송년회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송년회를 위한 SM C&C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12월 4일 설문 조사를 보니 송년회에 대한 응답이 흥미롭다.
송년회에서 제일 싫은 것은 음주, 가무, 건배사를 제치고 1위는 훈계였다. 송녀회에서 훈계를 듣는다는 것은 누구나 싫어할 것 같다.
송년회에 대한 시간에 대해서도 물었다. 20대는 점심시간을 선호했으며, 50대는 저녁을 선호하는 시간이 높았으며, MZ세대 중 여성은 송년회를 하지 않는 것, 2차도 여성은 76%가 아니요라고 응답하였으며, 점심시간을 선호하는 것은 양육으로 인한 시간 내기가 불편함이었다. 이러한 사항을 보더라도 송년회 문화는 음주, 가무보다는 점심시간을 이용 하다던가 영화 관람 등으로 송년회 문화가 바뀌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에 사는 지인은 미리 크리스마스를 위해 가족과 함께 ‘서울의 봄’ 영화를 보고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러 가족 나들이를 하였다고 소식을 전해 주었다.
연말이다. 한 해를 보내는 분주한 시간 속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음 주면 크리스마스다. 지금, 여기, 나 미리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