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새해가 밝아 지인들과 만나 차를 마셨다. 신년 인사를 나누다가 영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연말과 신년 초에 가장 뜨거운 영화는 ‘서울의 봄’과 ‘노량’이었다. 서울의 봄과 노량을 다 본 사람, 한 영화만 본 사람 등 영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요즘은 집에서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넷플릭스와 다양한 채널이 생기면서 극장가에 사람의 발길이 뜸했는데 두 영화가 극장으로 사람을 불러모으고 있다. 서울의 봄을 보면서 화가 났다는 사람, 눈물이 나서 볼 수 없었다는 사람, 영화를 보는 동안 긴장감이 떠나지 않았으며 몰입도가 높은 영화였다는 등 서울의 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천만이 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노량은 명량, 한산 3부작 시리즈에 마지막 작품이다. 영화개봉은 신작이지만 10년 전부터 계획된 영화였다. 이순신 장군의 역할은 명량, 한산, 노량에서 각기 다른 배우가 출연해 과연 이순신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영화가 끝난 뒤에도 많은 화재를 준 영화일 것으로 본다. 영웅 이순신은 역사적으로 우리가 계속 기억해야 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은 인터뷰에서 캐스팅 과정에서 \'정우성이 출연 안 하면 영화를 엎겠다\'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알려진 이야기다. 처음부터 정우성을 캐릭터를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이다. 이에 정우성은 인터뷰에서 ‘김성수 감독이 제안하면 해야 한다는 생각을 이야기하며 김성수 감독에 대한 의리를 드러냈다. 정우성은 톱스타 반열에 올려준 작품 \'비트\'에 대해 내 인생의 봄이라고 하자 아나운서는 “그렇다면 지금, 정우성의 계절은 무엇일까요?” 질문에 정우성은 “봄이다. 계절은 순환되니까 라고 웃으며 20대의 봄은 날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모르고 지나간 것 같다.” 지금은 봄날이 내포한 아름다움의 다양함,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시기의 봄날이라고 말했다.’ 정우성 배우의 이야기에 의미가 있게 다가온 것은 ‘계절은 순환’ 된다는 말이다. 영화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절은 순환된다는 것은 우리의 삶에도 꽃이 피는 봄이 돌아온다는 것은 많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는 영화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절은 순환된다는 말에 공감하였다. 인생에 있어 두 번의 봄날은 쉽지 않다. 정우성의 봄날은 어렵더라도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에 대한 숭고함이다.
명랑, 한산, 노량의 이순신은 바다를 지키는 장군이다. 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날마다 일기를 통해 바다를 기록했다. 노량 영화에서 북소리에 대해 해석이 다양하다. 어떤 이는 왜 북소리를 많이 넣었는지 소음이었다는 의견을 주었고, 누군가는 북소리가 전쟁을 끝을 봐야 하는 이순신 장군의 목소리처럼 들려서 감동이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서울의 봄, 노량 영화가 많은 사람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시대적 상황은 무엇인가? 를 이야기하다 잠시 멈춘다. 짧은 지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에는 무리기에 집에 돌아와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쓴 ‘칼의 노래’ 책을 펼쳐놓았다. 칼의 노래는 영웅 이순신보다는 인간 이순신의 이야기다. 그러므로 칼의 노래를 보면 아프다. 김훈의 칼의 노래를 보면 서문이 떠오른다. 이순신의 ‘사랑은 불가능에 대한 사랑’이라고 쓴 김훈의 글을 보면서 인간 이순신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리다. 노량 영화가 개봉되면서 서점가에도 이순신의 관련된 책이 판매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김훈의 칼의 노래 서문에서 바라본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는 필자도 외울 정도로 가슴에 남아 있는 대목이다.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일자진으로 적을 맞으리.’
이순신의 담대한 의지가 담겨 있는 글을 보면서 우리는 노량 바다에서 함께 싸운 것이다. 신년을 맞이하며 영화 이야기를 하며 안부를 묻는 시간이 되었다. 두 영화 서울의 봄과, 노량은 역사와 삶의 의미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영화였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영화 이야기를 하다 지인들과 헤어짐의 인사를 나누었다. 임영조 시인의 ‘새해를 향하여’ 중에서다.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받는다/ 절대로 여벌은 없다.’ 시를 보내준 동쪽의 지인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한해를 또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