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가족은 우주다
  • 호남매일
  • 등록 2024-01-16 00:00:00
기사수정

/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전남 도립미술관에서 전시하는 황영성의 ‘우주 가족 이야기’ 초대전을 관람하면서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도립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길에 다양한 가족을 만난다. 자녀와 함께 미술관을 온 젊은 부부, 나이 드신 아버님 손을 잡고 전시를 관람하는 가족 등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미술관을 온 사람들을 보면서 가족과 문화생활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겨울바람이 따스한 날, 대가족이 미술관 나들이를 나와 미술관 카페에 둘러앉아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말없이 앉아 있어도 서로가 닮은 얼굴 멀리서 봐도 가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할아버지 이마 주름이 아들과 닮아있다. 아들의 미소가 손자와 닮아있다. 셋이 하나다.


현시대에 가족은 위기다. 가족공동체의 결정보다는 개인의 존재가 더 부각 되면서 가족 구성원 간에 위계서열이 무너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여성과 남성, 엄마와 자식, 시부모와 며느리, 사위와 장모와의 관계에서 결정과 선택이 모호해졌다.


예를 들어 며느리에게 쓰는 시집이라는 언어에서부터 시댁에 오면 밥, 설거지가 산업사회까지만 해도 존재했는데 요즈음 자식과 며느리는 놀러 오고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밥을 차려주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 가족의 대화다. “어머니 제가 OO씨를 위해 식기세척기 샀어요.” 시댁에 온 며느리의 이야기다.


맞벌이하는 부부는 집에 오면 부인은 양육을 담당하고 설거지는 남편의 일인 것이다. 어머니는 순간 잘 못 알아들었나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러한 말이 생겼나 보다. ‘자식이 오면 좋지만 가면 더 좋다고’ 살림을 나간 자식이 오면 부모는 좋기도 하지만 버겁다.


현대 사회의 가족은 개인의 권리가 중요시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새롭게 등장한 용어는 핵가족을 넘어 핵 개인화 시대다.


오랫동안 농경문화를 살아온 우리는 공동체의 삶이 중요시되는 시대를 살아왔다.


고대사회로부터 시작된 가부장적인 삶을 살아온 가족문화는 산업화와 자본주의로 시대가 도립 하면서 대가족에서 핵가족화하였으며, 한 마을에서 공동체적 삶을 살았던 가족은 도시의 집중화로 된 사회로 전환되면서 가족의 기능과 역할도 많이 달라졌다.


또한,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지기도 하지만 식구(같은 집에서 살며 끼니를 함께 하는 사람)라는 의미의 부여되었으며 급격하게 변화한 현시대는 다양하게 가족의 범위가 형성되어 핵가족을 넘어 현시대는 ‘핵 개인화’라는 언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도립미술관 초대전으로 전시된 황영성 작가의 가족은 각자도생의 가족이 아닌 따스한 정이 묻어나는 가족으로 보여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하였다.


흙으로 된 토속적 삶의 체취가 담긴 초가집에서 시작한 작품은 어릴 적 살았던 풍경을 만나 정겹다. 농경문화와 산업사회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황소와 토담 풍경을 보면 향수에 젖을 것이다.


작가의 시선이 위에서 바라보는 농경문화는 너른 들판에서 흰옷을 입고 일을 하는 농민과 아낙네의 모습은 공동체적인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이국 여행을 통한 고대문명탐방에서도 황영성의 마음속에는 가족이 존재한다.


문화의 차이는 있지만, 가족은 초월적 이미지를 재생한다. 황영성 작가의 가족은 이제 마을과 국가를 넘어, 만유공생의 세계관을 거쳐 우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주 가족 이야기’ 황영성의 작품은 편안하다. 큰 가족 그림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족의 모습은 떨어져 있지 않다.


토담이 있고 황소가 있는 집안의 가족은 각자가 하는 일이 있다.


아버지는 책을 읽고 부인과 아이들의 손을 보면 그림을 그리고 뜨개질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생산해 내는 모습이다. 또한, 웅크리고 앉아 있는 가족의 모습은 닮았다.


도립미술관을 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 하나 된 가족을 본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부의 발걸음이 상쾌하다.


미술관 카페에서 만난 가족은 모두가 닮았다. 가족, 가족 안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사고는 세계를 담고 있고. 그 세계 안에서 또 다른 세상을 그려가고 있다.


한 사람이 형성된 가족 안에 우주가 존재하는 것이다. 가족은 우주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문화 인기기사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