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로 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종국(왼쪽) 전 KIA 타이거즈 감독과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특정 커피 업체가 프로야구 구단 KIA 타이거즈의 후원 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뒷돈을 받고 개입한 혐의를 받는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구속 심사가 30일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약 1시간54분 가량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전 단장은 법정에 출석하며 \'뒷돈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나\', \'받은 돈을 김 전 감독과 나눠 가졌나\', \'박동원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것은 인정하나\' 등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전 감독도 \'후원 업체 뒷돈 혐의를 인정하나\', \'왜 구단에 알리지 않았나\' 등 질문에 답을 아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은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에도 묵묵부답으로 준비된 차량을 탑승하고 구치소로 이동했다. 장 전 단장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법리적인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도 혐의 소명, 범행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주장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KIA 타이거즈 후원사인 A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A 업체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KIA 타이거즈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A 업체는 야구장에 업체 이름을 딴 홈런장을 운영하고 유니폼에 광고를 부착했다.
김 전 감독은 해당 시점을 전후로 수차례에 걸쳐 총 1억원대 금품을, 장 전 단장은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금품을 받고 KIA 타이거즈의 후원 업체 선정 과정 등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장 전 단장이 KIA 타이거즈 소속 포수였던 박동원(현 LG 트윈스)씨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협상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장 전 단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해당 의혹을 수사하던 중, 두 사람의 이번 범행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5일 김 전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후 김 전 감독을 경질했다.
/김도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