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7개월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기저효과에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내린 영향이다. 지난해 전체로는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한은이 30일 발표한 \'2023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오른 85.34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11월(1.4%)보다는 개선 폭이 확대됐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지난 6월 2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바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로 플러스는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상품의 양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역조건이 개선세는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치며 수입가격이 5.0% 내린 반면, 수출가격은 반도체 가격 반등에 2.7% 떨어진 데 그쳤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6.2%)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2.4%)가 모두 올라 전년 동월 대비 8.7% 상승했다.
7개월 연속 오름세로 전월(12.9%)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 6월 1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전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대비 0.2% 상승하며 3년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대비 0.8% 올라 1년 만에 다시 개선됐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과 물량이 증가하고,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천연가스와 원유 가격 하락이 교역조건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연간으로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수출 개선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12월 수출물량지수는 6.2% 오른 132.14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제1차금속제품(-2.7%), 섬유및가죽제품(-10.3%) 등이 감소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6.4%), 운송장비(7.1%) 등이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132.85)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3개월 연속 올랐다. 전달(7.2%)보다 상승폭은 축소됐다. 제1차금속제품(-7.7%), 화학제품(-2.9%) 등이 감소했지만,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9.9%), 운송장비(10.4%) 등이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대비 0.6% 올랐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플러스다. 다만 2022년(1.9%)보다는 개선 폭이 축소됐다. 금액지수는 8.3% 하락하며 3년 만에 악화됐다.
유 팀장은 \"반도체 물량은 고사양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금액은 11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수입물량지수(124.71)는 전년 동월 대비 7.1% 하락하며 6개월 연속 내렸다. 유가와 천연가스 안정세에 광산품(-7.3%),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7.3%) 등이 감소했다.
수입금액지수(146.92)는 운송장비(0.6%) 등이 증가했지만, 광산품(-9.8%), 화학제품(-6.8%) 등이 감소하며 전년 동월 대비 11.7% 떨어졌다. 10개월 연속 하락이다.
2023년 전체 수입물량지수는 전년대비 3.8% 하락했다. 2019년(-1.7%) 이후 4년 만에 하락전환이다. 수입금액지수도 12.5% 떨어지며 3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