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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단단한 나라
  • 호남매일
  • 등록 2024-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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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물빛 근린공원 호수에 보름달이 두둥실 떠올랐다. 호수 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을 위한 인공 달이다. 멀지 않아 대보름날인데 호수에 있는 달이 보름달인지. 하늘에 있는 달이 보름달인지 분간하기 힘들 것 같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노랗게 빛나는 달을 벗 삼아 산책을 했다.


설 명절을 며칠 남겨두고 오사카행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서 만난 20대 친구들을 보면서 일본이 물가가 저렴해 많은 청춘이 여행지로 선택한다는 입소문을 들은지라 낯설지 않았다.


여행을 통한 배움의 과정은 끝이 없으므로 이번 여행에서 경험의 소득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만나본 일본은 ‘작고 단단한 나라’였다. 그들의 생활 속에서 본 일본은 우리와 같음과 다름이 존재하고 있었다.


10년 전에 방문했던 일본은 단순히 관광이었는데 이번 오사카는 가정집에서 숙박하며 뚜벅이 여행을 통해 그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만 경험할 수 있었다.


안전교육을 가르치다 보니 안전에 대해서 남다른 시선으로 일본을 보게 되었다. 육교 밑 콘크리트 지지대를 보니 지진이 발생하는 지리적 특성 때문으로 안전에 관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일본은 분리수거가 철저한 나라였다. 일본 주택에서 쓰레기를 버리는데 정리정돈을 잘 되었으며 위생이 철저해 쓰레기 분리수거 공간에서도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이른 아침, 지하철을 타기 위해 주택 단지에 있는 보육원 앞을 지나는데 학부모가 자전거에 어린이를 태우고 등원을 시켜주고 있었다.


일본사무소에 근무하는 전라남도 문 소장에 의하면 자전거에 사람을 태울 수 없는데 어린이를 통학을 위해서 나라에서 특별히 허가를 내준다는 것이다.


북유럽 등 선진국일수록 자전거를 생활화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은 저탄소 운동이 삶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본에서 식사 후 커피를 마시기 위해 우리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곳은 전 다국적 브랜드 스타벅스였다.


그런데 유니버설 스튜디오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주문했는데 가격을 보니 한국과 차이가 없으나 크기가 작았다.


또한, 커피도 작은 잔으로 주고 리필도 안되어 친절은 베풀지만 정확한 그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작은 물건을 쓰고 견고하게 만들어 사용하는 나라 필자가 본 일본이었다.


다음날, 교토를 여행하기 위해 오사카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지하철에 도착하자 봄꽃으로 꾸며진 역내 입구가 밝았으며 지하철 차량에 그려진 헬로키티는 많이 본 캐릭터라 반가웠다.


도로에 그려진 귀여운 교통 표지판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으며, 교토의 지하도는 만화 캐릭터, 게임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걷는 재미도 있었다.


망가(만화)의 나라 일본답게 거리 곳곳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일본은 만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다. 지하철에 그려진 마린보이와 함께 점프하다 보니 어느덧 교토의 지하도를 벗어나고 있었다.


도보로 오사카성을 찾은 날이었다. 도로에서 반바지에 반 팔 운동복을 입고 마라톤을 하는 중학생들을 만났다.


일본은 유치원에서도 맨발 걷기를 하는 유치원도 있어 낯 설은 풍경은 아니었지만, 겨울에도 가벼운 운동복을 입고 달리기를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놀랐던 것은 다리에 기브스를 하고도 뛰는 학생, 몸이 무거워 천천히 뛰는 학생,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늦게 뛰어도 자신의 스텝에 맞게 운동하는 학생들 보면서 일본의 교육은 어릴 때부터 배려하며 기다려주는 것이 생활화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남도청 문소장도 매일 아침 사무실까지 걷기를 생활화하다 보니 체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동차 타기보다는 걷는 생활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안공항에서 같이 출발했던 20대 청춘을 만났다. 공항에서 가방을 정리하는 것을 보니 보따리마다 과자, 라멘 등이 가득 들어 있었다.


요즘 청춘은 지인들끼리 일본에 갔다 오면 과자, 녹차 초코렛 사기, 하이볼 만들어 먹는 술사기, 먹거리 쇼핑이다.


청춘들 사이에서 맛집, 랜드마크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이 하나의 놀이 문화다.


우리에게 있어 일본은 어린 시절부터 만화로 만나 익숙한 나라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청춘의 거리에 일본풍의 술집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들의 문화가 점점 스며들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그들은 마음 주기는 불편한, 가깝고도 먼 나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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