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소매유통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먹구름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광주상공회의소가 광주지역 47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2분기(4~6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Retail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분기(81)보다 1포인트 하락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는 계절적 영향으로 야외 소비활동이 본격화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고물가·고금리의 지속으로 소비심리가 좀체 회복되지 못하면서 최근 4년간의 2분기 체감경기 중 유일하게 수치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유통업체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임을 뜻한다.
다음 분기 경영활동 시 우려되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가장 많은 업체들이 높은 소비자물가 지속(38.3%)을 꼽았다. 인건비, 물류비 등 비용 상승(17.0%), 시장경쟁 심화(14.9%), 고금리 지속(12.8%), 알리·테무 등 중국 온라인플랫폼 국내 진출 확대(8.5%)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태별로는 백화점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대형마트·편의점·슈퍼마켓은 모두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화점(100→100)은 가전·가구 등 고가품 및 야외·레져용품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체감경기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58→77)과 슈퍼마켓(72→73)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소비활동 증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내수 위축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를 여전히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대형마트(100→75)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온라인 유통채널 등과의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분기 매출과 수익에 대해서도 백화점(100→100)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편의점(52→71), 슈퍼마켓(81→73)은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대형마트(100→75)는 전분기보다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알리, 테무 등이 저가격 상품과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음에 따라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국내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업체들의 63.8%가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위협적이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은 4.3%를 차지했다.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국내 진출이 국내 유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응답업체들의 68.1%는 \'별다른 대응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대응방안 강구중 및 시행중\'이라는 응답은 4.3%에 불과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2분기는 계절적 영향으로 내수 활성화가 기대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유통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유통채널 확대에 따른 업계경쟁 또한 심화되고 있는 만큼 물가안정 등 경기부양책과 더불어 유통업 규제 완화 등 정부차원의 대응과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