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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음의 편지
  • 호남매일
  • 등록 2024-05-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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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정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도 5월을 참 많이 좋아했다.


짐작하듯이 직장이나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는 날이 많아서 이다.


예전에 어린이날이나 석가탄신일이 일요일일 때는 얼마나 서운하든지…


요즘은 대체공휴일이 생겨 오히려 일요일이면 연휴로 쉬게 해주니 어른인 나도 참 좋다.


5월 하면 그래도 어버이날이 으뜸인 것 같다.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인 딸애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다.


어버이날이라고 예쁜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조그만 손편지와 함께 감사하다며 주었다.


내 어릴 때 얘기를 하자면 어버이날이나 스승의날에 카네이션을 색종이로 직접 만들었다.


손재주가 좋지는 않은지라 아무리 예쁘게 하려고 해도 잘 안됐었다.


그래도 색종이 카네이션 밑에는 꼭 양쪽으로 긴 리본을 만들어 한쪽엔 어머니나 아버지를 다른쪽엔 ‘감사합니다’를 꼭꼭 눌러쓰고 줄만 있는 편지지에 어버이 은혜에 감사하고 나중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썼었다.


다시 어린 딸이 내미는 카네이션 꽃바구니로 돌아가 순간 “꽃바구니가 비쌀텐데 어린애가 무슨 돈이 있다고” 하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꽃을 사치품처럼 느껴서 그랬던 거 같다.


하지만 곧 그 카네이션 꽃바구니가 참 예뻤다는 것과 고사리 손으로 배시시 웃으며 날 보는 딸이 많이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모아둔 용돈을 과감히 쓴 어린 내 딸이 고맙다.


왜냐하면 그때를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추억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때 딸이 꽃을 사온 꽃집이 지금도 영업중이고 지나칠 때마다 그때가 생각난다.


언제 부터인가 주변에 꽃을 파는 곳이 많이 늘었다.


지하철역이나 길거리에서도 쉽게 꽃집을 볼 수 있는데 어버이날이나 스승의날 혹은 특별한 날을 위하여 한송이 부터 작은 꽃바구니들이 그런 꽃집을 장식하고 있다.


꽃은 마법처럼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 받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해 준다.


거기에 꽃말을 입히면 꽃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편지가 되어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예쁘게 전해 준다.


5월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꽃이라는 마법을 선물해 보자.


그리고 가족과 함께 지천에 피어 있는 예쁜 꽃들을 보며 서로의 마을을 전해보자.


아직은 꽃이 사치라고 생각하는 울 엄마에게 올해는 카네이션과 장미를 한바구니 사 드려야 겠다.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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