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에너지 특화대학으로 설립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가 개교 3년 만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구멍 난 홍보 기능이 대학 이미지를 실추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한 달 이상 훌쩍 지난 수상 자료나 열흘이 넘은 연구 발표 자료를 아무런 여과 없이 언론에 배포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시의성이 떨어지는 홍보업무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야심 차게 계획한 첫 교내 캠프 행사 소개도 핵심 주제와 상충하는 내용을 수정 없이 내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켄텍이 최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대학의 홍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구심을 낳는다.
먼저 지난 8일 배포 한 \'탄소 중립 기후기술 Summer(여름) 캠프\' 참가자 모집 자료 내용을 살펴보면 해당 캠프는 \'탄소 중립\'을 핵심 주제로 8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하지만 보도자료 첫 문단과 캠프 홍보 포스터엔 해당 캠프 개최 취지를 \'탄소 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탄소 시대\'라는 표현은 탄소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줄이겠다는 것인지 의미가 모호하다.
현재 각국이 지구 온난화 등에 대응해 태양광·풍력·청정수소 개발 등을 골자로 추진하는 미래 \'탄소 중립\' 시대 실현과는 상반된 개념이다.
여기에 10일 켄텍이 배포 한 2건의 보도자료도 도마 위에 오른다.
대학 A교수 연구팀이 경제성을 갖춘 태양열-열저장-고온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시스템 구축 방향 제시하고, 호주 서부지역을 대상으로 기술-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홍보자료이지만 시점은 5월 30일이다. 11일 전에 발표한 내용이다.
국내 주요 대학은 이처럼 의미 있는 연구 성과물일 경우 당일 즉시 또는 늦어도 하루 지난 시점에 홍보자료로 가공해 언론에 배포하고 있다.
11일 지난 자료는 그나마 양호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이날 세 번째로 배포한 \'B교수, 2024 대한화학회 학술상 수상\' 보도자료는 수상 시점이 4월 26일로 이미 한 달 하고도 보름 이상(47일) 지난 수상 내용이다.
이 같은 엉성한 홍보업무 지적에 대해 대학 내부 관계자는 \"타 대학처럼 홍보업무만 전문으로 담당하는 직원이 없어서 외부에서 봤을 때 미흡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홍보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현재 켄텍 홍보업무는 전문인력 채용 없이 대외협력팀에서 맡아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중요한 대학 홍보업무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수차에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켄텍의 설립 목적과 대외적인 위상을 고려하면 전문성을 갖춘 홍보 전담 직원 채용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