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바다 향기를 타고 소식은 날아왔다. 대학 동기가 시 부분 대상을 받았다. 충청도 춘장대 바닷가를 산책하다 수상 소식을 들었다.
동기와 문학상 이야기를 나누며 바닷물만큼이나 듬뿍 축하해 주었다. 끊임없이 작가정신을 발휘하는 그의 삶이 부럽다.
노을이 지는 시간에 서늘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데 불편한 마음도 들었다. 도전하는 삶이 아닌 자리에 머무는 내가 밉다.
하염없이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과 마음이 부딪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글쓰기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동기를 보면서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반성의 시간도 갖지만, 좋은 소식을 들으며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 필요한 것은 감정을 조절하는 명상 시간이다.
최근, 성격검사 중 가장 대중적인 것은 MBTI(성격유형검사)이다.
누구나 처음 만나면 T죠. I죠. 질문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빨리 파악하려 한다. 이는, 분초사회에 사람에 대해서 빨리 파악하고 맞지 않으면 손절하는 모습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다양한 성향을 갖고 있으며 관계에 따라 성격도 달라져 MBTI로 상대를 다 안다는 것은 무리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매일 생활을 같이하는 가족, 직장 동료, 일상의 만남에서도 스트레스가 있다. 관계가 피곤한 시대에 스트레스 받는 뇌를 위해 뇌를 쉬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과도한 업무는 뇌를 피로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뇌에 휴식이 필요하다.
사우나 사피로 저자는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수행’에서 명상수행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명확한 의도를 설정하라.
둘째, 매일 5분씩 수행하겠다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라.
셋째, 수행에 방해되지 않는 조용한 장소를 선택하라.
넷째, 날마다 수행하라. 습관을 들이려면 매일 실천하는게 중요하다.
다섯째, 호의와 호기심을 기억하라.
이를 위해 저자인 사우나 사피로는 “안녕, 사랑해”라고 자신에게 인사를 해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고 연민을 느끼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번 실행해 보자. 가슴에 손을 얹고 “OO야 사랑해”라고 해보는 것이다. 자신을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바라볼 때 편안함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랙 TV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사회에 각 분야의 인사를 초대해 자연스럽게 토크를 한다.
이번 초대손님은 ‘수학 노벨상 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 교수를 초대했다.
수학 학자인 허준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졸업식 축사를 부탁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축사를 작성하지 고민하다 자신의 삶 이야기를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니 축사 문이 술술 풀렸다고 한다.
허준이 교수는 후배들에게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라는 것을 이야기하며 ‘여러분 사회에 나가서 자신이 자신에게 모질게 굴 수 있으니 마음 단단히 먹기 바랍니다.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준비를 거치면서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말자.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해 주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에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시길 바랍니다.’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이 밀려왔다. 수학자들은 자신의 신발 끝을 보고 이야기하거나 아님, 다른 사람 구두 코를 보고 이야기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는 끊임없이 수학 공식을 생각하면서 대화를 하거나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 공식으로 인생을 말하지 않을까 했는데, 가장 익숙한 언어 친절이라는 단어로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었다.
수학자의 언어가 울림을 준다.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도 친절할 것이다.
인생은 구불구불한 길을 걷는 과정이다. 오늘을 사는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자. 그리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먼 미래의 우리에게 친절을 잘 전달 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