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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즐겨 봤니, 촌캉스 "
  • 호남매일
  • 등록 2024-07-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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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달라 보이고 날아갈 듯한 마음에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용혜원의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이라는 시의 한 부분이다.


장마다. 빗줄기가 장대비처럼 내리다 소각상태를 유지한다. 이런 장마도 7월 말쯤이면 그칠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어디로 여행을 떠날 것인가? 이번 기회에 해외로 여행을 떠나볼까 하지만 시간의 한계가 있거나, 경비 부담으로 인해 소소한 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K선배는 가족과 여행을 가는데 경비는 각자 부담이라고 한다. 모든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여행지를 선택해 떠나는 것이 올 여행의 목표라고 한다.


그런데 여행 장소가 재미있다.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는데 아무도 없는 어촌으로 간다. 사람들의 부산함이 덜한 곳으로 가서 교사가 된 아들은 책을 보고, 엄마는 휴식을 위한 잠을 자고, 딸과 아버지는 설악산에 있는 울산 바위에 오르고 저녁이면 모든 가족이 모여 시골 아궁이에서 밥을 해 먹는다고 한다.


나이 든 세대는 콘도, 호텔을 선호하는데 어촌으로 여행을 가는 것에 놀라서 물었다. “여행을 쉬러 가는 것이 아니에요.”하고 했더니 장성한 자녀와 함께 여행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해 이번에는 부모가 자녀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왜 어촌을 선택했냐고 물으니 ‘나 혼자 산다’에서 전현무와 박나래의 여행을 보고 너무 재미있다면서 가고 싶은 강원도로 촌캉스 여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요즘 청춘의 여행 힐링 코드는 촌캉스다. 촌캉스는은 가로등, 편의점, 인적도 없는 곳에서 시골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고, 먹거리를 찾아 나서며 쉬는 휴가다.


시골 할머니 집 같은 곳에 가서 여름 채소를 수확도 해보고, 직접 반찬을 만들어 자급자족하는 느림의 힐링을 한다. 요즘 청춘들의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도 촌캉스 사진이 업로드되고 있다. 전현무, 박나래처럼 일 바지와 일 모자를 쓰고 파리채를 들고 사진을 찍어 날리는 인증은 “우리는 청춘이다.”를 말하고 있다.


촌캉스의 매력은 뭐니 뭐니해도 솥뚜껑을 뒤집어 놓고 구워 먹는 삼겹살이다. 또한, 솥뚜껑에 텃밭에서 뜯어온 부추로 부쳐 먹는 부침개와 막걸리의 맛은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한 경험을 맛보는 놀이 문화다. 이에 관심을 가지며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니 친구의 생일 파티도 촌캉스로 떠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젊은 세대에겐 시골 풍경의 색다름에서 오는 즐거움이라고 볼 수 있다. 촌은 편안함이 있는 힐링 공간인 동시에 남과 다른 감성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청춘만의 매력을 보여 줄 수 있어 촌캉스가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촌캉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페북에는 촌캉스 준비를 하는 농부의 하소연이 담긴 글이 인스타그램에는 젊은이의 다양한 촌캉스 컨셉 사진이 있어서 연령에 따른 SNS를 선택하는 세대를 발견할 수 있다.


촌캉스 여행은 바람직한 사회현상이라고 본다. 이는 농촌, 어촌, 산촌에 활기가 넘치고 지방 경기를 회복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본다.


촌캉스 현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면, 분초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들은 편안한 힐링을 하고 싶어 하며 좀 더 재미있는 놀이, 좀 더 재미있는 사진을 찾는 도파밍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더 재미있는 도파밍을 찾아 떠나는 젊은이들의 트랜드라고 할 수 있으며 불경기인 시기에 경비도 줄이고 색다른 놀이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가 방법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청춘들의 놀이문화라고 볼 수 있다.


촌캉스를 보면, 재미있는 문화 현상이기는 하지만 필자에게는 다른 여행이 더 끌린다.


필자에게 있어 여행은 그리움이다. ‘그곳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그곳에 있는 네가 보고 싶은 것이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 한 부분이 떠 오르면서 스페인 여행에서 이른 아침 알함브라 궁전을 나와 마셨던 한잔의 에소프레소가 몹시 그리운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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