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생명력이 넘쳐나는 태양의 계절이다. 한때는 태양을 잡아먹을 기세로 산과 바다로 달렸던 여름이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무더위에 나무 그늘과 카페에 앉아 햇살이 내리쬐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휴가를 선택하는 여름이 되어버렸다.
8월의 태양을 쫓아 짬뽕이 맛있다는 무안 사거리 맛집에서 같이 사는 이랑 짬뽕에 밥을 말아 뜨거운 국물을 호호 불어가며 먹다 자연스럽게 먹어보라고 한 그릇 나누어 주었다.
옆에서 그걸 본 사거리 반점 시인의 한마디다.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넣어 밥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이여.”라는 시인의 언어에 잠시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요즘은 자식도 숟가락을 공유하지 않는 세상인데 내 옆에 이렇게 소탈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한 하루다.
한편, 소소한 일상을 놓치지 않고 정이 담긴 언어로 말해준 시인의 눈썰미에 감사하며 짬뽕이 매운 것이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짬뽕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니 프랑스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양궁 승전보에 모든 사람이 음식을 먹다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보낸다.
이맘때면 작열하는 태양 아래 활짝 핀 백일홍 나무의 붉은 빛은 태양을 향해 가는 것만 같다.
8월의 이글거리는 햇살이 빛줄기를 타고 파리에서 날아온 승전보를 보면 집에서 휴식하고 있는 시간이 제일 편안하다는 생각을 하며 태극 전사들의 메달을 살펴보니 양궁, 사격, 펜싱 등에서 금메달 승전보가 날아와 전투의 민족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의 다양한 애피소드가 더운 여름을 이겨내게 한다.
신유빈 탁구 선수는 경기중 휴식시간에 바나나를 한입 베어 오물오물 먹는 모습이 귀여워 신유빈 선수의 바나나 먹방의 다양한 사진이 SNS에 올라와 ‘국민 삐약’이라는 예명이 지어졌으며, 사격에서 김예지 선수의 예리한 눈빛과 사수의 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해 멋진 대한민국의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는 구기 종목에는 예선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해 핸드볼만 참여했으나 총, 활, 펜싱에서 금메달 승전보가 날아오고 있다.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김유신, 백제의 계백 등 전투의 후예답게 금메달의 승전보는 계속 전해지고 있다. 이를 보고 네티즌은 전투의 민족, 주몽의 후예라며 댓글을 달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외세의 침입에 단련되어 있어 전투의 유전자가 발달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분단의 국가로 북한과 남한이 나누어져 무기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나라로 무기의 나라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활 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은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수렵도다. 고구려의 수렵도를 보면 질주하는 호랑이만 활로 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타고 뒤를 돌아 사슴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다. 이는 활쏘기의 ‘파르티아(중동의 지배자였던 파르티아) 사법’ 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선수들이 활쏘기에서 더욱더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것은 광활한 대지에서 싸우는 몽골족과는 다른 지리적 특성인 산과 계곡이 많은 대한민국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뚫고 지나갈 수 있는 예리한 감각이 발달 되어 전투의 피가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활에 관련된 자료는 고구려의 수렵도만이 아니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서도 네 장면의 활을 쏘는 모습이 바위에 새겨져 있으며, 선사시대부터 활쏘기 그림이 바위에 새겨 있다고 한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의 민족은 삶을 위한 활쏘기, 침략자를 침입에서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활쏘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발달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올림픽을 보더라도 양궁 단체전에서 10년 동안 금메달을 지켜온 대한민국의 저력을 알 수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신유빈 선수는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신유빈 선수의 매달의 숨은 공신은 엄마의 간식이라고 한다.
어린 나이에 운동을 시작한 아이를 위해 엄마의 정성을 먹은 신유빈 선수는 올림픽에 재미있는 애피소드와 승전보를 날려주었다. 앞으로 올림픽과 무더위는 10일 동안 이어진다. 이에 무엇보다도 관심 있는 애정과 돌봄이 무더위와 체력을 견디어내는 에너지를 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