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 단체가 요청한 5·18민주광장 사용을 불허하겠다고 밝힌 강기정 광주시장과 이를 당연한 조치라고 옹호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민단체로부터 12일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강 시장과 박 의원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 시장은 정치적 중립의무·집시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박 의원에 대해서는 협박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각각 고발했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강 시장에 대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극우세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단정 지은 것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박 의원이 라디오에 출연해 광주 5·18 광장 집회를 반대한 것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라고 주장했다.
서민위는 “피고발인들은 광주시민과 모든 국민의 현명함을 극우로 갈라쳤다”며 “가장 기본적인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묵살한 잘못된 사고와 이중적 잣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고발인들의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언행은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법치국가에 대한 신뢰마저 깨뜨릴까 하는 우려가 팽배해지는 현실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광장에 나와 집회할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극우 유튜버 안정권이 5·18 민주광장에서 내란 동조, 내란 선동 시위를 계획하고 문의했다”면서 “(안씨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욕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방한 내란 동조자이자 반민주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강 시장은 “나치는 홀로코스트 기념 공간에서 집회할 수 없다. 민주 시민에게 맞아 죽는다”면서 “5·18 광장에서 극우 집회는 절대 용납할 수 없고 광장 사용을 불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강 시장으로서는 5·18 신성한 그곳에서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집회를 허락했다가 광주 시민들과 불상사가 날 수도 있는데, 허락하지 않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