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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
호남의 정신을 담아 다시 태어난 <호남매일신문> 월간지 창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961년 2월 2일, 김병기 선생이 창간한 <호남매일신문>은 단순한 지역 일간지를 넘어 전북 이리를 중심으로 전북과 호남의 민의를 대변하는 살아 있는 민중의 목소리 였습니다. “진정한 민중의 대변자로서 독재 정권에 항거한 정신을 가지고 민중과 더불어 민주 언론 창달에 선봉이 되겠다.”라는 창간사에 담긴 정신은 이 나라 언론이 지녀야 할 양심의 방향을 제시한 나침반과도 같았습니다. 단순한 언론사의 시작을 알리는 말이 아니라,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사명을 분명히 제시한 선언이었습니다.
그러나 5·16 군사쿠데타로 시작된 독재 속에서 언론은 자유를 빼앗기고, 침묵을 강요받았습니다. 당시 전국 지역지 51개 중 27개가 문을 닫았고, <호남매일신문>도 그 상징적인 희생양이 되어 강제 폐간의 길을 걸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삶이 떠오릅니다. 정치적 박해로 인한 다섯 번의 죽을 고비, 6년의 감옥살이, 10년의 망명과 연금, 40년 이상을 권력의 감시 아래 살면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굳은 신념으로 역사와 국민 그리고 진실의 힘을 굳게 믿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분이 김대중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분의 인생 역정 처럼 <호남매일신문>이 지나온 시간 또한 그러했습니다. 진실을 말하다 침묵 당했고, 정의를 기록하다 지면을 잃었으며, 언론의 사명을 지키다 폐간을 맞이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늘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60여 년의 세월을 돌아 다시 이 자리에 선 <호남매일신문>의 오늘은 그 진실의 힘이 결국 그 모든 시간을 이겨냈다는 증거입니다. 이번 월간지 창간은 단지 언론 한 편의 부활이 아니라, 호남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이 되살아나는 뜻깊은 시작 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호남매일신문>이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희망의 언론, 진실을 기록하고 미래를 여는 ‘민주주의의 산실’이 되어 지역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담아 내고, 서민과 함께 호흡하며, 시대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호남매일신문> 월간지 창간을 축하드리며, 언론의 길을 걸어가는 <호남매일신문>의 모든 분들께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