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을 마친 뒤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김종국(49) 감독이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한편 냉철한 판단을 내리는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6일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 및 기자회견에서 "이 팀에서 선수, 지도자 생활을 오래 했다. 선수들의 장단점, 마음까지도 어느정도 다 알고 있다. 그런 만큼 가깝게 다가가 이야기하고, 형같이 대하며 부드럽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인 때부터 가르친 선수도 있다. 그런 선수들에게는 단호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하겠다. 마음이 아플 떄도 있겠지만, 단호한 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선수, 지도자 생활을 모두 타이거즈에서만 한 '원 클럽맨'이다.
1996년 1차 지명으로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김 감독은 2009년 은퇴할 때까지 KIA에서만 뛰었다. 은퇴 이후에도 KIA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21시즌에는 작전·주루 코치로 일하다 지난 5월부터 수석코치를 맡았다.
김응용 전 감독 시절 이야기를 꺼낸 김 감독은 "결정할 때는 무척 단호하셨다. 당시 내가 무척 어린 선수였기에 김응용 감독님이 더욱 단호하게 느껴졌다"며 "팀 승리를 위해서는 그런 부분도 필요하다"고 배우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팀 내 포지션 별 '무한 경쟁'을 강조한 김 감독은 "현재 야수 쪽에서 주전에 가까이 있는 선수는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최형우, 김선빈, 정도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누가 주전이 될지 나도 모른다"며 "선수들에게 똑같이 기회를 주겠다. 혼자만의 판단으로 주전을 정하지 않고, 코치진, 프런트와 토론해 주전을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김 감독은 "양현종이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진이 안정됐다. 새로운 외인 투수까지 하면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야수 쪽에서 최원준이 군에 입대해 공백이 생겼지만 나성범이라는 클러치히터가 들어왔다. 야수진도 조금 더 탄탄해졌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전반적으로 전력이 상승한 만큼 (9위에 그친)2021시즌보다 팀 성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며 "포스트시즌에 갈 자신이 있다고 말한 이유"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김종국 감독과의 일문일답.
-감독이 되고 나서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있나.
"주루·작전 코치를 할 때에는 이쪽에만 신경을 많이 썼디. (지난해 5월)수석코치가 된 이후 전체적으로 보려고 했다. 다른 파트의 장단점을 잘 알 수 있게 되더라. 20년 넘게 이 팀에 있으면서 팀에 대한 장단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쓸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그간 입던 유니폼을 취임식에서 다른 의미로 입었는데 느낌이 어땠나.
"1996년 타이거즈 입단했을 때보다 더 긴장되고 설레는 유니폼 착용식이었다. 구단이 해태에서 KIA로 넘어갈 때에도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감개무량하고 벅찬 마음이 있었다."
-구단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 책임감도 클 것 같다.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 기대를 많이 하신다는 생각도 든다. 나성범, 양현종이 없어도 항상 이기겠다는 마음을 가졌겠지만, 투타 기둥이 되는 선수들이 와서 기대가 크다. 물론 책임감도 느낀다. 그러나 자신있다."
-외국인 투수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외야진은 어떻게 꾸릴 생각인지.
"현재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 브리토만 정해졌다. 곧 있으면 외국인 투수 한 명이 정해질 것 같다. 외야에서 중견수 브리토, 우익수 나성범은 주전이 확정적이다. 좌익수 자리는 누가 주인이 될 지 나도 모르겠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기회를 주겠다. 기회가 왔을 때 차지하는 선수가 주전 좌익수가 되지 않을까 한다."
-2021시즌 9위에 머물렀는데 올해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로 잡았다.
"양현종이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진이 안정됐다. 새롭게 오는 외국인 투수가 힘을 합치면 선발 로테이션은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이다. 지난 시즌 홀드왕 장현식, 30세이브 넘긴 정해영, 전상현이 있다. 여기에 재활 후 복귀하는 박준표, 군 제대한 유승철도 투수진에 합류한다. 투수진이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 부상만 없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야수진도 조금 더 탄탄해진 느낌이 든다. 최원준이 군에 입대해 공백이 생겼지만 나성범이라는 클러치히터가 들어왔다. 중견수 브리토, 우익수 나성범이 합류하면서 외야진이 좋아졌다. 내야진은 무한경쟁 체제다. 김도형, 박찬호가 유격수 쪽에서 경쟁해야 할 것이다. 올해 성적이 지난 시즌보다 좋아질 것이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에 갈 자신이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내부 경쟁을 무척 강조하는데.
"야수 쪽에서 김선빈, 브리토, 나성범, 최형우를 제외하고는 누가 주전이 될지 정말 모른다. 스프링캠프부터 연습경기, 시범경기까지 똑같이 기회를 주겠다. 선수들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혼자만의 판단으로 주전을 정하지 않겠다. 코치진, 프런트와 토론해서 주전을 정하겠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 포수 2명을 분담제로 썼다. 올해 변화를 줄 것인가.
"올해 포수 쪽이 제일 준비를 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이 나가는 주전 포수가 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수라는 위치가 체력 부담이 커서 체력 안배를 해야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는 것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원 클럽맨'이라 팀의 문제점,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달라.
"우리 팀 야수들은 타격만 잘하려고 하는 경향이 크다. 그 외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그동안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단점만 보완하려고 했다. 내 생각은 반대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내가 추구하는 야구는 선수에 맞게끔 준비를 시키겠다. 주력, 베이스러닝 잘하는 선수는 후반에 쓰고, 타격이 좋은 선수는 중요한 순간 대타로 나갈 것이다. 엔트리에 있는 28명의 선수들이 모두 주전일 수 없다. 백업도 장단점에 맞춰 준비하겠다."
-1, 4번 타자는 누가 될까.
"생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시범경기 때까지는 조금 더 지켜보겠다. 중심타선에 누가 배치될지에 대한 생각은 비슷하겠지만,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달라질 수 있다. 시범경기까지는 지켜보겠다."
-포지션 무한경쟁 이야기했는데, 설명을 해준다면.
"1루 쪽에 황대인, 김석환이 있다. 2루수에서 김선빈은 주전에 가깝다. 유격수는 김도형, 박찬호를 지켜보겠다. 3루수는 류지혁과 김태진, 박민이 경쟁한다. 좌익수는 새로 합류하게 되는 고종욱과 이창진, 이우성, 나지완이 경쟁하지 않을까 한다. 잘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더 줄 것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주전으로 뛰도록 만들겠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이 팀에 있으면서 선수들의 장단점, 마음까지도 어느정도 다 알고 있다. 솔직히 강하게 선수를 매조지지 못할 것 같다. 어린 선수는 신인 때부터 같이했던 경우도 있기에 단호하게 하려면 마음이 아프기도 할 것이다. 나는 가깝게 다가가 이야기하고, 형같이 대하겠다. 소통을 많이 하면서 부드럽게 다가가겠다. 하지만 단호해야 할 때는 단호하게 하겠다."
-소통을 강조하는데.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주문을 하게 되면 섭섭하게 들리는 말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것에 대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눌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이 계실 때 통역이 있으면 감정 전달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와 일대일 대화를 많이 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 그래도 필요할 때는 단호하게 하겠다."
-새 시즌 주장은 누구인가.
"선수단 투표로 하겠다. 나도 이야기를 하겠지만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선임된지 한 달 됐는데 타이거즈 출신 지도자에게 들은 조언 중 인상깊은 것이 있나.
"김응용 감독님 시절에 내가 무척 어린 선수였다. 김응용 감독님은 단호하셨다. 어려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선수 구성도 확실히 하셨다. 팀 승리를 위해서는 그런 부분도 필요하다고 본다."
-스트레스가 코치 때와 다를 것 같은데.
"파트 코치 때와 수석코치 때 느끼는 다르더라. 수석코치 때와 감독이 돼서는 또 다를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떻게 다른 스트레스를 받을지 모르겠다. 시범경기 할 때 느껴질 것 같다. 감독이니 이겨내야 한다. 대비는 하고 있다."
-수석코치와 호흡도 중요한데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
"진갑용 수석코치와는 대표팀에서도 팀의 방향성 등 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나 방향은 공유하고 대화하고 있다. 진갑용 코치는 경기 때 놓치는 것이 있을 때 직접적으로 이야기해주더라. 감독이 간과할 수 있는 문제를 주위에 있는 코치들이 한 마디 해주면 승리로 가는 큰 힘이 된다. 진 코치와는 거리낌 없이 부족한 부분이나 못 본 부분을 경기 때 나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당부하려고 한다."
-원 클럽맨으로서 감독이 된 책임감이 있나.
"'원 클럽맨'은 팀에 대한 자부심은 크다. 팀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면 부담도 많이 된다. 새로 온 감독보다는 부담이 클 것이라 생각되고, 나도 그렇게 느낀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면에서는 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