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 말 KIA 선발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2.10.04.
한국 야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대교체\'라는 숙제도 함께 안고 있다.
이번 WBC 대표팀 투수진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로 꼽히는 것은 국내 최고 좌완으로 손꼽히는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다.
\'또 김광현, 양현종인가\'하는 말도 나오지만 이들을 능가할 만한 후배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어느덧 30대 중반이다. 올해로 만 35세다. 이들이 다음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이번 WBC를 통해 미래 국제대회에서 마운드를 이끌어 줄 재목을 찾아야 한다.
WBC 대표팀을 이끄는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투수진에 가능성이 있는 영건을 대거 발탁했다.
2002년생인 이의리(KIA)와 2001년생 소형준(KT 위즈), 2000년생 김윤식(LG 트윈스), 1999년생인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베어스)과 정우영(LG), 1998년생 고우석(LG), 1997년생 구창모(NC 다이노스)가 대표팀에 선발됐다.
실력 뿐 아니라 풍부한 경험까지 갖추고 있는 김광현, 양현종이 중심을 잡고, 젊은 선수들이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 읽히는 구성이다.
기대를 받는 영건 가운데서는 2019~2022년 신인왕 출신도 있다. 정우영(2019년), 소형준(2020년), 이의리(2021년), 정철원(2022년)이 그들이다.
정우영은 프로 데뷔 4년차인 지난해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올라섰다.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 지명을 받은 정우영은 데뷔 첫해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20년 20홀드, 2021년 27홀드를 수확하며 성장을 거듭한 정우영은 지난해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 홀드왕에 등극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과 더불어 LG가 리그 최강의 불펜을 갖추는데 힘을 더했다.
2020년 KT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소형준은 데뷔 첫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1년 체력 저하 문제로 7승에 그치는 등 부침도 있었지만, 소형준은 지난해 27경기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다소 부진했던 2021년에는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성적을 바탕으로 이번 WBC에서는 태극마크를 다는데 성공했다.
이의리는 2021년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부터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찼다. 그해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한 이의리는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타이거즈 신인왕\'은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 만이었다.
이의리는 프로 2년차인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뛰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냈다.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변화구 구종을 늘리고 완성도를 높이면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난 정철원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2018년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정철원은 한때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입단 5년차인 지난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2022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1군 전력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5월초 1군 데뷔에 성공한 정철원은 두각을 드러내며 필승조까지 진입했다. 지난해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신인왕에 등극한 정철원은 대표팀 승선이라는 기쁨까지 누렸다.
소형준과 이의리는 입단 당시부터 차세대 한국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이번 WBC는 \'차세대 에이스 재목\'임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성인 대표팀은 처음이지만, 소형준은 유독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자랑해 기대를 모은다. 그는 고졸 신인이었던 2020년 KT 창단 첫 포스트시즌 경기인 플레이오프 1차전에 깜짝 선발로 나섰는데,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강심장을 자랑했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 이어 벌써 두 번째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0이닝 9피안타(2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정우영과 정철원도 미래 한국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둘 모두 성인 대표팀 발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인왕 출신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의리는 \"선배들이 자리를 비켜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배들을 넘으려고 해야 성장할 수 있다. 그래야 한국 야구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WBC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정우영은 이강철 감독을 향해 \"전 경기 내보내주셔도 된다\"면서 \"나라에 이 한 몸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정철원은 WBC 각오를 묻는 말에 지체없이 \"우승하고 오겠다\"고 당차게 말했고, 소형준도 \"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해 내 고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