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KIA 박찬호가 수비상(유격수)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11.27
\"사실 올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2위의 품격을 보여드리기 위해 참석했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찾은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28)가 시상식장에 들어서기 전 한 말이다.
스스로 수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지만, 수상자를 축하해주기 위해 정장을 차려입고 시상식장을 찾은 것이다.
박찬호의 예상대로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LG 트윈스 \'캡틴\'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 투표에서 오지환은 총 유효 투표수 291표 중 154표를 획득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120표를 얻은 박찬호는 34표 차로 뒤져 생애 첫 황금장갑 수상에 실패했다.
유격수 부문은 최대 격전지로 손꼽혔다.
타격 성적에서는 박찬호가 근소하게 앞섰다. 약점으로 평가되던 공격에서 발전을 이룬 박찬호는 이번 시즌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3홈런 52타점 30도루 73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734를 기록했다.
오지환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68 8홈런 62타점 16도루 65득점에 OPS 0.767이었다.
그러나 투표인단은 우승을 이끈 공적을 인정해 오지환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오지환은 올해 팀의 주장을 맡아 LG가 하나로 똘똘 뭉쳐 우승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4차전에서 3경기 연속 대포를 작렬하는 등 맹타를 휘둘러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시상식 전 \"오지환 선배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 영광이고, 한 발 다가섰다는 느낌이라 이 자체를 즐기고 있다\"고 했던 박찬호의 표정에 아쉬움은 없었다.
박찬호는 \"34표 차면 크게 밀린 것이다. 사실 더 적은 표차를 예상하기도 했는데 성적에 딱 맞게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그래도 올해 각 부문 중 차이가 가장 적었다\'는 말에 박찬호는 \"어쨌든 2등이다. 그래도 2위의 품격은 보여줬다\"고 말했다.
\"KBO 정규시즌 시상식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다\"고 첫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 소감을 전한 박찬호는 오지환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소개했다. \"일부러 하나 찍었다. (오)지환이 형과 함께 시상식에 온 것을 기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주인공이 되지 못했지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면서 황금장갑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졌다.
박찬호는 \"꼭 내년이 아니어도 좋다. 크게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야구 인생에서 언젠가 한 번 꼭 골든글러브를 받아보고 싶다. 이번에 시상식장 풍경을 익혔으니 다음에는 수상자로 오고 싶다\"고 욕심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