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호 전 산림청장이 음주운전 혐의로 형사 입건되면서 임명 6개월 만에 직권면직됐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2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김 전 청장을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0일 오후 10시 5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신기사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본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신호를 위반한 채 직진하다가 좌측에서 신호를 받고 정상 주행하던 차량들과 접촉 사고를 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당시 김 전 청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확인됐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김 전 청장의 신분을 확인한 뒤 산림청 등 관계기관에 수사 개시 사실을 통보하고, 일단 귀가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출석 일자를 조율해 조만간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향후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청장은 산불 조심 기간 중에 음주 운전을 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지난 20일까지 올해 전국에 발생한 산불은 총 107건으로 산림청은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5월 15일까지 '산불 조심 기간'을 선포한 상태다.
산림청 노조도 "올해는 산불 방지를 위해 비상 대응 태세를 1월 20일로 앞당겨 전 직원이 헌신하고 있는 준전시적 상황"이라며 "기관장의 위법 행위는 조직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구성원 사기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앞서 청와대 대변인실은 21일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김 전 산림청장을 직권면직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산림청장이 중대한 현행 법령 위반 행위를 해 물의를 야기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직권면직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공직 사회 기강을 확립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각 부처 고위직의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환경교육혁신연구소장 등을 지낸 뒤, 새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8월 산림청장에 임명됐다.
차관급 공무원이 대통령에 의해 직권면직된 것은 현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강형석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직권면직한 바 있다. 강 전 차관은 후배 공무원의 비위 무마를 위해 직권을 남용한 의혹으로 감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 청장 면직과 관련해 "앞으로도 이재명 정부는 공직사회 기강을 확립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 실현을 위해 각 부처 고위직의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