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 지역 골조 전문 공사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을 요구하며 무기한 공사 중단(셧다운)을 결의한 가운데 원청건설사와의 협의가 본격화된다.
24일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 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 소속 회원사 52곳은 지난 20일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하도급 대금 조정을 요구하며 셧다운을 결의했다.
그러나 회원사 6곳이 각 사업장 별로 계약을 맺은 원청건설사와 대금 조정 협의 절차에 돌입하면서 연합회는 공사 중단을 잠정 보류, 물밑 협의 준비에 나섰다. 우려를 낳았던 호남·제주 지역 건설 현장 공사 중단은 만 하루에 그쳤다.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 연합회는 지난 22일 모든 회원사가 전국 현장 각지에서 하도급 거래 중인 원청건설사에 대금 조정 협의 요청 공문을 발송토록 했다.
현행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16조의 2(공급원가 등의 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조정)에 따라, 협의 요청을 받은 원청 건설사는 열흘 안에 개별 골조 공사업체와 대금 조정 협의를 개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사이 연합회 회원사와 각 원청건설사 사이의 하도급대금 조정 협의가 차례로 시작된다. 다만 계약 시기 등에 따라 건설 현장마다 거래 단가에 차이가 있는 만큼, 협의 타결 시점 역시 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 원자재 가격 변동 폭을 산출하는 방식 등을 놓고 협의 과정에 진통이 있을 수도 있다.
호남·제주 철콘연합회 관계자는 \"재료비와 인건비 인상폭이 평년 수준이라면 고통을 감당할 수 있지만 35년 만에 자재값이 최대치로 폭등했다. 때문에 계약 체결 전 단가로는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원·하청 간 상생과 차질 없는 공사 진행을 위해선 하루 빨리 하도급 대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철콘연합회가 조사한 자재비 인상 폭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3~8월 계약분) 철물, 각재·합판 가격은 50%씩 상승했다. 또 기타 자재도 40%가량 올랐다는 추산이다.
철근 원료가 되는 국제 고철 가격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t당 60만 원 선을 넘어섰다. 인건비 인상률도 형틀 재래식 15%, 알폼 시공 30%, 철근 시공 10% 등으로 일제히 올랐다.
/권형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