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정동혁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하는 배경이 주목된다.
청와대는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 대통령은 정책 입법의 조속한 처리를 거듭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 대표와는 당청 긴장 완화, 장 대표와는 여야 협치라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1일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 회동 계획을 밝히면서 "이번 회동은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여당과 제1야당의 책임 있는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회동은 설 명절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은 국정 성과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1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겠다는 의사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지난해 9월8일 여야 지도부 회동 이후 157일 만에 만난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현재와 같은 입법 속도로는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국회를 향해 입법 속도전을 재차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 불안정성이 매우 높고 국가 간 경쟁이 질서까지 무너질 정도로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내 단합과 개혁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여야를 떠나서 주권자 국민을 대리하는 공복으로서 하나 된 힘을 발휘하는 국익 우선 정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는 "지금 국회가 너무 느려서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임위원장을 나눠 갖고 있는 데다 야당이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계속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면서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할 기본 입법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회동 의제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압박과 관련한 대미투자특별법, 주거 안정을 위한 9·7 공급 대책 후속 입법,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필수의료 강화법, 광역지자체 행정통합 특별법 등 입법 과제가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동산 시장 개선 방향과 물가 안정 대책 등 주요 정책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촉구한 대장동 항소포기 특검, 민주당-통일교 게이트 특검, 민주당 공천뇌물 특검 등 '3대 특검' 도입을 언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장 대표의 영수회담 요구를 수용할지도 관심이다. 강 실장은 단독 면담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양당의 소통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여야 대표의 말씀을 듣고, (오찬 회동이) 새로운 협치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간 합당 논란으로 여당이 내홍을 겪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정청래 대표와의 회동을 통해 당청간 긴장을 완화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 대표가 당내 반발로 합당 논의를 중단한 직후 이뤄지는 회동인 만큼 당내 갈등 상황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공식 오찬 전후로 별도 면담을 가질지도 관심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여야 지도부와 회동 당시 오찬에 앞서 정 대표와 독대한 바 있다. 별도 면담이 이뤄진다면 최근 여권 내부 갈등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가 오갈 수도 있다.